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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임 뛰는데 벌크선 늘리는 HMM…‘불황 체력’ 키운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8.28 06:00
수정 2026.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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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운임 강세에 3분기 영업익 두 배 전망

올해 상반기 벌크, 매출 16% 영업익 38% 담당

벌크선 2030년 110척까지 확대, 선종도 다변화

HMM 건화물선 ⓒHMM

HMM이 벌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운임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큰 컨테이너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축소했던 벌크 선대를 복원하고, 유조선·가스선 등으로 선종을 다변화해 다음 운임 하락기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000억~8000억원대다. 전년 동기 296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541억원과 비교해도 약 70~1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 운임 강세가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부산발 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지난 24일 4506을 기록했다. 4주 연속 상승하며 1년 전 1900대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글로벌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지난 21일 3409.63으로 전주보다 1.6% 올랐다.


3분기는 미국과 유럽의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발 화물이 증가하는 전통적인 컨테이너 해운 성수기다. 호르무즈를 둘러싼 중동 지역의 통항 제약으로 선복 공급이 제한된 데다 미국의 신규 관세 조치를 앞두고 선적을 서두르는 수요도 운임을 끌어올리고 있다. 통상 컨테이너 운임이 실적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점까지 고려하면 HMM의 3분기 수익성은 2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의 컨테이너 호황이 장기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운임 강세가 세계 교역의 구조적인 회복보다 중동 정세 불안과 항로 우회에 따른 공급 제약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돼 선박들이 홍해 항로로 복귀하면 우회 운항으로 가려졌던 공급 과잉 문제가 다시 드러날 수 있다.


iM증권은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이 올해 5%, 내년 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동 문제가 진정될 경우 항로 정상화와 신조선 인도가 맞물리면서 운임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HMM이 3분기 호황을 앞두고도 벌크 사업 재건을 서두르는 이유다.


벌크 팔았더니…호황 뒤 급락 경험

HMM이 벌크 사업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컨테이너 중심의 사업 구조로 실적이 크게 출렁인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2002년 자동차 운송 사업을 매각했다. 2010년대 해운업 공급 과잉과 경영난이 이어지자 선박을 처분하고, 2016년에는 벌크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회생 과정에서는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선대와 항로를 재건했다.


컨테이너 집중 전략은 팬데믹 당시 기록적인 운임 상승과 맞물려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2021년에는 전체 매출에서 컨테이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93.9%까지 높아졌다.


운임이 떨어지자 편중된 사업 구조는 약점으로 돌아왔다. HMM의 영업이익은 2022년 9조9516억원에서 2023년 5849억원으로 94.1% 급감했다. 컨테이너 시황 변화가 회사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HMM은 2022년부터 벌크 사업 재건에 나섰다. 당시 29척이던 벌크선대를 2026년까지 55척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발표한 중장기 전략에서는 2030년 목표를 1352만DWT(재화중량톤), 총 110척으로 높였다. 컨테이너선도 147만TEU, 166척까지 확충해 두 사업을 수익의 양대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벌크선 40%까지 확대…매출 16%로 이익 38% 책임
HMM 컨테이너선 ⓒHMM

지난 6월 말 기준 HMM이 보유한 사선은 컨테이너선 73척과 벌크선 50척 등 총 123척이다. 벌크선 비중은 40.7%다. 지난해 상반기 36척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4척이 늘었다.


투자도 벌크 계열 선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새로 투입한 선박 14척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3척에 그쳤다. 나머지는 벌크선 5척, 유조선 2척, 가스선 2척, 자동차 운반선 2척 등 벌크 계열 선박이었다.


벌크 사업의 실적 기여도도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벌크 부문 매출은 9613억원으로 전체 매출 6조1207억원의 15.7%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2394억원으로 전체 6232억원의 38.4%를 담당했다. 매출 비중은 20%에 못 미쳤지만 영업이익에서는 40%에 가까운 몫을 책임진 셈이다.


상반기 벌크 영업이익률은 24.9%로 컨테이너 부문 7.6%의 세 배를 웃돌았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조선 운임 상승과 선대 확대, 장기운송계약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벌크가 항상 컨테이너보다 높은 수익성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두 사업의 시황이 다르게 움직이면 한쪽의 부진을 다른 쪽에서 보완할 수 있다.


선대 확장은 장기운송계약을 기반으로 추진한다. 계약 기간이 통상 1년 안팎인 컨테이너 사업과 달리 벌크는 화주와 5년에서 20년 이상에 이르는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장기간 운송할 물량을 확보한 뒤 선박을 투입해 단기 시황과 과잉 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브라질 광산 업체 발레와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HMM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발레와 총 1조660억원 규모의 10년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벌크선 8척을 투입했다. 현재는 지난 6월 발주한 건화물 벌크선 8척을 투입하는 25년짜리 전용선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계약이 성사되면 약 4조원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HMM 관계자는 “해운 시황은 항로와 화물, 선종에 따라 변동 폭이 크기 때문에 어느 한 사업이 항상 더 높은 수익성을 낸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벌크 선대 확대와 선종 다변화, 장기계약을 기반으로 특정 시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컨테이너와 벌크를 양대 축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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