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먹는 햄버거’에 코스요리를?…버거킹의 실험 통할까
성수에 세계 첫 플래그십 ‘플레임그라운드’ 오픈
1조·600개 돌파 앞두고 브랜드 경험 확장 승부수
와퍼 해체해 6코스로…10명 한정 프라이빗 다이닝
고가·한정판 효과 넘어 지속적인 수요 확보가 관건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가 26일 서울 성수동 플레임그라운드 오프닝 간담회에서 플래그십 스토어의 기획 배경과 ‘버거를 향한 진심’, ‘불맛의 본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플레임그라운드는 버거킹이 가장 잘하는 직화의 가치를 보다 깊이 있게 보여주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버거킹
매출 1조원과 매장 600개 돌파를 앞둔 버거킹이 ‘브랜드 경험’ 확장에 나선다.
전 세계 매장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QSR(퀵서비스레스토랑)의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단 하나의 매장에서만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브랜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한다.
매장 차별화의 핵심은 특별한 메뉴와 미식 경험이다.
별도 예약 없이 즐기는 시그니처 메뉴 3종부터 예약제 프라이빗 다이닝에서 와퍼를 재해석한 코스 요리까지 선보인다. 와퍼 마니아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버거킹의 실험이 지속적인 수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버거킹은 26일 서울 성수동에서 오프닝 간담회를 열고 ‘플레임그라운드’를 처음 공개했다. 플레임그라운드는 버거킹이 70년간 이어온 ‘직화(Flame-Grilled)’ 방식을 메뉴 뿐 아니라 공간과 서비스까지 확장해 보여주는 플래그십 매장이다.
버거킹은 한국 시장의 치열한 경쟁 환경을 고려해 새로운 브랜드 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글로벌에서도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인 만큼, 기존 매장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버거킹은 세계 첫 플래그십 매장 입지로 성수동을 택했다. 과거 공업지역의 흔적과 최신 트렌드가 공존하는 성수의 특성이 버거킹이 강조하는 ‘불맛’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철과 돌, 적벽돌 등 성수를 상징하는 소재를 매장 곳곳에 활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동영 BKR 대표는 “버거킹이 한국에서 43년간 이어온 ‘버거를 향한 진심’을 고객에게 어떻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플레임그라운드는 버거킹만의 세계관과 ‘불맛의 본질’을 직접 보고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라고 말했다.
버거킹이 26일 서울 성수동 플레임그라운드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전용 시그니처 메뉴 3종. K-큐브 갈비 버거, 멤피스 BBQ 버거, 필리치즈스테이크는 버거킹다운 직화 풍미를 바탕으로 플래그십에서만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 메뉴다.ⓒ버거킹
◇ 버거킹 ‘불맛’ 공간으로 옮겼다…예술 작품까지 볼거리 가득
버거킹은 공간 곳곳에도 브랜드를 상징하는 ‘불맛’을 녹여 특별함을 더했다.
입구부터 주방과 브로일러까지 불과 직화를 연상시키는 소재와 색상, 조명을 활용해 고객이 매장 안으로 들어갈수록 ‘불의 세계’에 빠져드는 듯한 경험을 구현했다.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는 예술 작품이다. 신진 아티스트 5명과 협업한 작품을 곳곳에 배치해 인증사진을 남길 만한 볼거리를 더했다.
패티를 굽는 핵심 장비인 ‘브로일러’의 움직임과 직화 에너지를 키네틱 아트 등 5개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작품마다 작가의 설명도 함께 배치했다.
버거킹이 26일 서울 성수동 플레임그라운드에서 공개한 예약제 코스 다이닝 ‘더 개스트로’ 메뉴. 와퍼를 구성하는 재료와 직화의 풍미를 코스별로 풀어내, 익숙한 와퍼를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버거킹
◇ 시그니처 와퍼부터 6코스 요리까지…8만9000원에도 예약 ‘완판’
메뉴 역시 차별화했다. 일반 매장에서는 맛볼 수 없는 셰프메이드 기반의 한정 시그니처 메뉴▲K-큐브갈비버거 ▲멤피스 BBQ 버거 ▲필리치즈스테이크 3종을 선보인다.
한국적인 식재료를 재해석한 메뉴부터 클래식 버거를 프리미엄 방식으로 풀어낸 메뉴까지 다양하게 준비했다.
특히 플레임그라운드의 대표 차별점은 ‘더 개스트로’다. 버거와 와퍼를 구성하는 재료를 각각 해체해 하나의 코스 요리로 재구성한 것으로, 버거킹의 세계 최초 ‘버거 코스 다이닝’이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한 세션당 10명만 이용할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높은 가격에도 초기 반응은 뜨겁다. 1인당 8만9000원임에도 불구하고 공식 오픈 전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글로벌 브랜드인 버거킹의 인지도와 외국인 방문이 많은 성수 상권의 특성이 맞물리면서 향후 해외 관광객 수요도 기대된다.
여기에 직화 조리를 기반으로 한 코스 메뉴와 드링크 페어링을 함께 제공한다. 와퍼에 들어가는 채소와 피클 등 각각의 재료를 개별 요리의 주인공으로 재해석해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코스로 구성했다. 와퍼를 이루는 각각의 요소를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한 것이다.
최영진 제품혁신센터장은 “더 개스트로는 와퍼를 하나의 버거로 보여주는 대신 각각의 구성 요소를 하나씩 풀어낸 6개 코스로 구성했다”며 “각 코스는 서로 다른 식재료의 맛과 경험을 보여주지만 결국 하나의 와퍼로 다시 연결된다. 같은 와퍼를 다양한 시각에서 새롭게 경험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곳 버거킹의 대표 자산인 와퍼와 패티, 불꽃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도 선보인다. 콜드컵과 쿨링 파우치, 키링 등 플레임그라운드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으로 구성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플레임그라운드는 성수동에 총 90석 규모로 들어선다”며 “다음달 10일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고 귀띔했다.
버거킹이 26일 서울 성수동에서 공개한 플래그십 스토어 ‘플레임그라운드’ 내부. 메인홀에서는 플래그십 전용 메뉴를, 더 개스트로에서는 와퍼를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예약제 코스 다이닝을 선보인다.ⓒ버거킹
◇ 초반 흥행은 이미 ‘성공’…지속적인 수요 확보가 관건
다만 버거킹의 이 같은 시도가 실제 소비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소비심리 위축과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가 햄버거에 지갑을 열 소비층을 얼마나 확보할지, 성수의 화제성을 넘어 지속적인 수요를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문을 연 세계적인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하이엔드 버거 레스토랑 ‘고든램지버거’의 경우 최고가 메뉴가 14만원에 달했음에도 예약이 조기에 마감되는 등 초반에는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초기의 뜨거운 관심이 지속적인 수익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결국 관건은 ‘반짝 흥행’을 넘어설 수 있느냐다. 플레임그라운드가 성수의 화제성과 한정판 효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방문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이번 실험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외식 매장은 개점 초기에는 희소성과 화제성으로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지만 결국 재방문을 이끌어낼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플레임그라운드 역시 높은 가격을 상쇄할 만한 차별화된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