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길 터준 당국…카드사·중저신용자 '윈윈'할까
총량 제외로 대출 공급 여력 확대
금리 상한 낮아지고 조달비용은 상승
건전성 관리 땐 새 수익원 기대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제외하면서 카드사의 대출자산 확대와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전액 제외하면서 카드사의 대출자산 확대와 중·저신용자의 자금 접근성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대출금리 상한은 낮아진 반면 조달비용은 오르고 있어 수익성 확보와 건전성 관리가 실제 공급 확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전액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가 '8·13 부동산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로 높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늘어난 대출 여력이 주택관련대출 등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려는 취지다.
중금리대출은 개인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중·저신용자에게 일정 금리 상한 이내에서 공급하는 상품이다.
올해 하반기 카드사의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연 12.26%로 상반기 12.33%보다 0.07%포인트(p) 낮아졌다.
이번 조치로 카드사는 중금리대출을 늘리더라도 가계대출 총량을 소진하지 않게 되면서 대출자산을 확대할 여력이 커졌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규제 등으로 기존 수익원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금리대출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저신용자 입장에서도 카드사의 공급 유인이 커지면 대출 접근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에서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차주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출로 밀려나는 것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총량 규제 완화가 실제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분기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2조3750억원으로 전 분기 2조5708억원보다 7.6%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대출금리 상한이 낮아진 상황에서 카드사의 조달비용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카드채 등 시장성 자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4% 중반대로 꾸준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부담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중금리대출로 받을 수 있는 금리에는 상한이 있는 반면 자금을 가져오는 비용은 높아지면서 카드사가 확보할 수 있는 마진이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건전성 관리도 부담이다.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악화할 경우 연체와 대손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실제 일부 카드사의 연체채권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상승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1.31%에서 올해 6월 말 1.53%로, 우리카드는 2.21%에서 2.37%로 높아졌다.
하나카드도 1.93%에서 1.98%, 신한카드는 1.49%에서 1.50%로 각각 올랐다.
결국 카드사가 중금리대출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하면서 중·저신용자의 자금 공급까지 확대하려면 조달비용과 대손 부담을 감안한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총량 규제 완화로 대출자산을 늘리고 수익원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조달비용 부담이 여전한 만큼 건전성과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중금리대출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