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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실력에 케이팝식 팬 소통까지…아이돌형 밴드의 딜레마 [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8.25 08:23
수정 2026.08.25 08:24

엑디즈 전 멤버 건일, JYP의 ‘상호 합의 해지’ 반박…팀 탈퇴 두고 진실 공방

데이식스 도운 열애설·루시 최상엽 결혼 발표까지…아이돌형 밴드, 이성 관련 이슈 잇따라

팬심 무너지자 음악성까지 재평가…케이팝식 소통의 역효과

아이돌형 밴드는 무대 위에서는 합주와 연주력을, 밖에서는 케이팝(K-POP)식 팬 소통과 이미지 관리를 요구받는다. 그런데 이들에게 최근 이성 관계를 둘러싼 이슈가 잇따르면서 이러한 이중 구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전 멤버 건일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주원에 따르면 건일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내고 “그룹에서 자진 탈퇴한 사실이 없으며 전속계약 해지에도 동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가 건일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반박한 것이다.


논란은 건일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한 A씨가 팬과 멤버 등에 관한 부적절한 발언이 담겼다며 녹취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건일 측은 사적인 통화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점은 사과하면서도 팬들을 상시·반복적으로 비난하거나 멤버를 험담하고 교제 중 다른 이성을 만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전 멤버 건일 ⓒJYP엔터테인먼트

JYP는 지난 13일 건일의 팀 탈퇴와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건일의 탈퇴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리더이자 드러머를 잃었고, 일본 음악 축제 ‘서머소닉 2026’ 출연과 다음 달 예정됐던 팬미팅도 취소했다.


건일이 탈퇴하자 일부 팬은 멤버들과의 나이 차이와 팀 내 관계를 다시 꺼내며 “탈퇴 후 군입대 시기도 늦춰지고, 나이 차이도 줄어들어 남은 멤버들의 관계성이 좋아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건일은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드럼을 전공한 멤버였지만 음악적 역할보다 팬을 대하는 태도가 평가를 좌우했다.


최근 아이돌형 밴드에서 불거진 세 사안은 내용과 무게가 서로 다르지만 교제·열애·결혼 등 이성 관계에서 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데이식스(DAY6) 도운은 지난 5월 인플루언서 유지유와 열애설에 휩싸였다. JYP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온라인에서 두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과 주변 관계 등을 근거로 한 추측이 퍼졌다. 루시(LUCY) 최상엽은 지난 17일 오랫동안 교제한 비연예인과 이달 결혼한다고 발표했다.


도운의 열애설 뒤에는 “인기 멤버들에게 묻어간다”, “드러머로서 보여주는 것이 없다”는 비난이 나왔다. 최상엽 역시 평소 유료 메시지를 자주 보내며 쌓은 ‘팬 소통에 성실한 멤버’라는 이미지가 결혼 발표 뒤 일부 팬에게 배신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바뀌었다. 팬심이 무너지자 연주 실력이나 팀 내 음악적 기여도까지 낮춰 평가하는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반응은 아이돌형 밴드의 운영 구조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들은 악기 연주와 합주를 음악적 기반으로 삼으면서 포토카드와 팬사인회, 영상통화, 유료 메시지 등 멤버 개인과의 친밀감을 중심으로 한 케이팝식 팬덤 사업을 함께 운영한다. 팬들은 음악과 공연뿐 아니라 멤버의 성격과 일상, 팀 내 관계까지 상품의 일부로 소비한다.


결성 과정에서도 차이가 생긴다. 자발적으로 모인 밴드는 비슷한 음악적 취향과 지향점을 공유한 멤버들이 장기간 합주하며 팀의 색을 만든다. 반면 아이돌형 밴드는 기획사가 비주얼과 보컬, 스타성 등을 고려해 멤버를 구성하고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악기를 배우는 경우도 있다.


데이식스 도운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형 밴드는 데뷔 초 개별 연주력과 팀 전체의 합주 완성도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전문 프로듀서의 곡을 받아 연주하거나 전문 세션이 녹음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고, 라이브보다 카메라 동선과 퍼포먼스 연출에 더 신경을 쓰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체 라이브 콘텐츠와 단독 공연, 페스티벌, 월드투어를 통해 연주력을 증명하는 아이돌형 밴드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멤버가 빠졌을 때 세션 연주자를 투입하는 것만으로 기존의 합을 곧바로 복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밴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팬덤이 소비하는 콘텐츠도 앨범 제작과 악기 연주, 라이브 무대의 성장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며 “팬사인회 중심의 사업에서 공연과 페스티벌 비중을 키워 ‘나를 좋아해 주는 멤버’보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아티스트’로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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