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 ‘결함’이 열전달 돕는다…KAIST, 물방울 생성·제거 동시 제어
입력 2026.08.23 12:01
수정 2026.08.23 12:02
얇은 고분자막 나노 응집체 활용
핵생성 밀도 높이고 액적 부착력 낮춰
일반 구리 표면보다 응축 열전달 성능 향상
발전소·담수화 설비·전자기기 냉각 등 활용 기대
관련 연구 이미지. ⓒKAIST
KAIST 연구진이 표면에 입힌 초박막 고분자 코팅의 두께와 구조를 조절해 수증기 응축 과정에서 물방울 생성과 제거를 함께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얇은 고분자막에서 나타나는 나노 크기 응집체를 물방울이 맺히는 지점으로 활용하고 열처리로 물방울이 표면에 붙는 힘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KAIST는 기계공학과 남영석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16일 온라인 게재됐다고 밝혔다.
수증기가 물로 변하는 응축은 발전소의 증기를 다시 물로 바꾸거나 바닷물에서 민물을 얻는 담수화 설비, 전자기기 냉각 등에 사용된다. 일반 금속 표면에서는 물방울이 합쳐져 물막을 만들면서 열이 이동하는 것을 방해하는 열저항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물이 작은 물방울 형태로 맺혔다가 떨어지는 적상응축은 새로운 표면이 계속 드러나 열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다만 기존 기술은 물방울 생성 지점을 늘리기 위해 표면을 거칠게 만들면 물방울이 잘 떨어지지 않고, 표면을 매끄럽게 하면 생성 지점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 증착법(iCVD)으로 불소계 고분자인 pPFDMA를 25나노미터, 100나노미터, 500나노미터 두께로 만들었다. 분석 결과 100나노미터 이하의 얇은 막에는 작고 조밀한 반결정성 고분자 응집체가 형성돼 500나노미터 막보다 약 3배 높은 핵생성 밀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여기에 고분자막을 80도에서 1시간 열처리했다. 열처리 뒤 표면 거칠기와 물방울을 붙잡는 정도를 나타내는 접촉각 이력이 감소하면서 물방울이 크게 자라기 전에 표면에서 떨어지는 빈도가 높아졌다.
최적화한 고분자막을 실제 산업용 응축기에 쓰이는 구리관에 적용한 결과 응축 열전달계수는 최대 약 88kW·m⁻²·K⁻¹를 기록했다. 일반 구리관의 막상응축보다 최대 약 5.5배 높았고 기존 실란계 자기조립 단분자막과 선행 iCVD 고분자 코팅보다도 50% 이상 높은 성능을 나타냈다.
25나노미터와 100나노미터 고분자막은 순수 수증기 조건에서 28일 동안 안정적인 적상응축 상태를 유지했다. 연구팀은 발전소 복수기와 산업용 열교환기, 담수화 설비, 수분 포집 장치, 전자기기 냉각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결함으로 여겨졌던 나노 구조를 물방울이 잘 생기도록 돕는 요소로 활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물방울의 생성과 제거를 각각 조절해 열전달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복잡한 모양의 표면에도 매우 얇고 균일하게 코팅할 수 있어 산업용 열교환기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