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충격에 소득 양극화 심화…중·하위층에 충격 집중"
한은 경제안보연구실 'BOK경제연구' 발간
외생적 충격 이후 비공식소득 양극화 심화
하위소득층 비중 증가가 양극화 주된 요인
경제 회복 이후 소득 양극화 상당 기간 지속
북한의 비공식 시장경제가 확대된 이후 외부 경제충격이 발생하면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의 비공식 시장경제가 확대된 이후 외부 경제충격이 발생하면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적 기반이 비교적 견고한 상위계층은 충격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반면, 경제 기반이 취약한 중·하위 계층은 충격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3일 한국은행은 'BOK경제연구' 보고서를 통해 2014~2015년 북한의 외생적 경제충격 이후 비공식소득의 양극화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은 경제안보연구실 조용신 부연구위원이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북한의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72만원으로 남한의 29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이는 세계은행이 분류하는 4개 소득그룹 가운데 최하위인 '저소득' 그룹의 기준인 2025년 1인당 국민총소득 1175달러 이하와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은 1990년대 중후반 경제난으로 사회주의 배급체계가 무너진 이후 장마당을 중심으로 비공식 시장경제가 확대됐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소규모 장마당은 대규모 종합시장으로 확대됐고, 거래 품목도 농산물에서 일반 소비재로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노동과 자본 등 생산요소에도 시장기제가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북한 주민은 총소득의 약 70%를 시장활동을 통해 얻는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북한 주민들의 생계와 소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시장활동이 광범위하게 확산됐음에도 공정경쟁 관련 제도나 조세·재분배 체계, 사유재산권 등 시장을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북한의 시장부문은 경제적 기회가 정치적 연줄이나 자본 접근성 등에 따라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준시장화'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구조에서 2014~2015년 북한을 덮친 외생적 충격이 소득분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당시 북한은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생산과 수력발전이 급감했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대외수출액도 크게 줄었다.
북한 경제성장률은 직전 4년간의 플러스 성장에서 2015년 -1.1%로 역성장했다.
연구진이 2011~2020년 북한이탈주민 대상 설문조사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경제충격 이후인 2015~2019년 비공식소득 양극화는 충격 이전인 2011~2014년보다 유의하게 심화됐다.
이같은 양극화는 상위소득층 비중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 아니라, 하위소득층 비중이 증가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경제가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기에 들어선 이후에도 확대된 소득 양극화는 상당 기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준시장화 경제에서는 외부 충격의 영향이 계층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외생적 경제충격이 정치적 연줄이나 높은 자본 접근성 등 경제적 기반이 비교적 견고한 상위계층에는 지대추구와 무위험 차익거래 등을 통한 이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반면, 경제 기반이 취약한 중·하위계층에는 충격을 그대로 떠안게 하는 비대칭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