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출연진의 동료 희화화·건일의 논란…존중 없는 팀워크는 ‘쇼’일 뿐 [이슈]
입력 2026.08.22 10:42
수정 2026.08.22 11:16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건일, 멤버 험담 의혹
"사실 아니다" 해명에도 팀 이미지는 이미 타격
뮤지컬 '박열' 출연진도 동료 웃음거리로 소비
공연계와 가요계에서 동료를 조롱하거나 험담하는 사건이 잇따라 수면 위로 드러나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직업윤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무대 위 화합과 팀워크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산업 구조 안에서, 내부 구성원을 향한 폄하는 단순한 사적 구설을 넘어 팀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대중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동료 희화화 논란에 휩싸인 '박열'의 배우 현석준, 손유동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뮤지컬 ‘박열’의 일부 출연진은 공연 전문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자리에 없던 동료 배우의 말투와 행동을 흉내 내며 희화화했다. “친분이 있어 격의 없이 나눈 장난”이라는 해명이 뒤따랐으나, 불특정 다수가 시청하는 공개 플랫폼에서 동료의 전문성과 태도를 웃음거리로 소비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제작사는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출연 배우들 역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관객들이 작품과 무대 위 인물에 온전히 몰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신뢰는 이미 훼손된 뒤였다.
가요계에서도 유사한 성격의 잡음이 이어졌다.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건일은 사적 대화 녹취록이 외부에 공개되며 팀 멤버들에 대한 불만 표출과 팬 비하 의혹에 휘말렸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상호 합의에 따른 전속계약 해지와 팀의 5인조 재편을 발표했다. 이후 건일 측 법률대리인이 “멤버 험담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계약 해지 및 탈퇴에 동의한 바 없다”고 반박 입장을 내며 진실 공방으로 번졌으나, 내부 균열이 대외적으로 노출되며 팀 이미지와 활동에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이 가해졌다.
두 사건이 전개된 양상은 판이하다. 한쪽은 공식 미디어라는 공적 창구에서 ‘친분’을 앞세워 선을 넘었고, 다른 한쪽은 내밀한 사적 대화가 폭로되며 갈등이 외부로 표출됐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동일하다. “친하니까 용인된다”는 안일한 착각과 “사적인 영역이니 무관하다”는 방심이 동료를 향한 기본적인 직업적 예의와 존중을 지워버렸다는 점이다.
팬 비하, 멤버 험담 의혹으로 엑스디너리히어로즈에서 탈퇴한 건일 ⓒJYP엔터테인먼트
뮤지컬과 아이돌 그룹 비즈니스는 개별 구성원의 역량뿐만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조화와 유대감, 즉 ‘원팀’(One Team) 서사를 상품으로 소비한다. 관객과 팬덤은 완성도 높은 공연과 음원을 소비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조력하며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과정 자체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러한 산업적 특성상 동료를 향한 폄하와 조롱은 단순한 인성 논란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지지해 온 콘텐츠의 정체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가 된다.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 충성도는 급격히 약화되며, 이는 곧 티켓 파워 감소와 팬덤 이탈이라는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동료는 단순한 직장 동료를 넘어 무대의 완성도를 최종적으로 결정짓는 파트너다. 프로페셔널리즘의 기준은 무대 위에서 정해진 연기와 연주를 완벽히 수행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공식적인 소통의 장에서는 물론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도 동료의 역할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태도가 수반되어야 한다.
동료를 깎아내려 유발한 일시적인 오락적 흥미나 여과 없이 표출된 사적 불만은 결국 팀 전체의 존립을 위협하는 결과로 귀결된다. 상호 존중이 담보되지 않은 팀워크는 지속될 수 없다. ‘박열’과 건일의 사례는 아티스트 개개인의 확고한 직업윤리와 소속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필수 요건임을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