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결국 비당권파 중징계 단행…'징계 정치' 마침표인가, 지속될까?
입력 2026.08.21 07:30
수정 2026.08.21 07:30
조경태·서범수·권영진·진종오 '당원권 정지'
"정치적 징벌"…징계 당사자들 반발
비당권파, 총선 길 막혀 반발 클 듯
당내 일부선 '추가 징계' 가능성 제기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8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리위원회에 출석 후 나와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비당권파 4명에 대해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징계 당사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징계 정치'라는 비판과 함께 '야당 자멸'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윤리위는 20일 조경태·서범수·권영진·진종오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구체적으로 조 의원은 당원권 정지 2년 6개월, 진 의원은 당원권 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다. 권 의원과 서 의원에 대해서는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10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징계는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1개월 이상, 3년 이하) △경고로 4단계로 분류된다. 징계 수위를 두고 여럿 예상이 나왔으나, 결국 윤리위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선택했다.
조 의원과 권 의원, 진 의원은 이번 징계가 확정될 경우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으로 다음 총선에 출마할 수 없다. 23대 총선은 2028년 4월 12일 치러질 예정이다.
윤리위는 전날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 의원에 대한 소명을 들었다고 한다. 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윤리위회의에서 소명 절차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소명 절차는 상당히 차분하게 진행됐고, 저는 사실 관계를 그대로 소명했다"며 "추후에 어떤 결정이 나오는지 본 이후에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특히 윤민우 윤리위원장은 진 의원을 향해 "한국말을 못 알아듣냐"라고 발언해 논란이 불거졌는데, 이날 진 의원을 만나선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할 정도로 소명 과정은 순탄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다만 윤 위원장이 자세를 낮춘 것과 달리,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바란 선처 역시 윤리위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범수·진종오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가 진행된 이유 중 하나인 '돌려차기 사건' 실언 논란과 관련, 사건 피해자 김진수씨(가명)가 직접 당사를 찾아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김씨는 윤리위가 '선처 요구'에 호응해 줬다며 "올바른 판단을 기다리고, 지혜로운 결단을 해달라고 계속 요청했다"고 말했다.
징계 당사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권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의원총회의 동의가 필요한 제명이나 탈당 권유를 피하면서 내릴 수 있는 가장 가혹한 정치적 징벌"이라면서 "지난 27년 동안 영욕을 함께하며 지켜온 이 당에서 사실상 정치를 접으라는 것과 다름없는 정치적 테러"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도 "이번 윤리위원회의 판단이 정치적으로 결을 달리하는 정적을 제거하는 '답정너'식 징계가 아니었기를 바란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진종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8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윤리위원회에 각각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총선길이 막히게 되는 징계 대상자 중 일부는 절차나 수위 등을 문제 삼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조 의원은 윤리위가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후보 교체' 논란에 연루된 당 인사에 대해 징계하지 않은 것과 이진숙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토론회 논란을 묵인하는 것을 두고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윤리위 결정이 법적 공방으로 비화될 경우 당내 갈등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권 의원은 법정 공방을 "스스로 정치 무능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내 일부에서 더욱 우려하는 것은 추가 징계 가능성이다. 당초 징계 대상자로는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부산 북갑 보궐선거를 도운 인사들, 장동혁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사퇴를 압박해 당을 분열시킨 인사 등이 거론됐다. 진 의원을 제외한 3명은 해당 사항이 없는 만큼, 윤리위가 향후 다시 칼을 꺼내 들 수도 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MBC 방송에 출연해 "현역 국회의원들이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징계 대상자로 올리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국민과 당원이 판단해 선거와 공천에 반영돼야 하는데, 윤리위가 때마다 징계를 한다면 지나치게 몸집이 커지고 역할이 비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당 관계자도 "이번 징계로 장 대표의 영향력이 견고해진다고 판단하게 된다면 향후에도 비당권파 인사 몇 명은 추가로 징계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며 "아쉬운 점은 징계 대상자 일부가 큰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윤리위의 징계 당위성을 주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