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유지안, 악역 데뷔 두렵지 않았던 이유 [인터뷰]
입력 2026.08.16 07:46
수정 2026.08.16 07:47
"어떻게 더 못돼 보일까만고민 …다음엔 코미디·로코 도전하고파"
‘김부장’의 배우 유지안이 인기 드라마의 악역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큰 스케일의 작품에 출연하고, 악역을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악해보일까”라는 질문에만 집중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청춘물이나 로맨스도 가능하다”는 유지안이 ‘김부장’ 이후에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
유지안ⓒ판타지오
유지안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주강찬(주상욱 분)의 딸 혜리를 연기했다. 아빠 주강찬의 재력을 방패 삼아 학교를 장악했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짓밟는 잔인함을 지닌 인물이다. 김부장(소지섭 분)의 딸 민지(서수민 분)를 향한 린치를 시작으로 납치까지 이어진 모든 사건의 원흉이 된다.
어리지만, 잔인한 면모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김부장’은 유지안의 데뷔작으로, 첫 작품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주혜리 역할로 오디션을 보며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악역 연기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강렬한 역할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시청자분들께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학생 악역으로 유명하신 선배님들이 워낙 많으시지 않나. 내가 뒤를 이어서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 ‘어떻게 해야 더 못돼 보일 수 있을까’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다.”
다섯 차례나 탈색을 하고, 진한 화장으로 눈꼬리를 끌어올리는 등 비주얼부터 완성해 나갔다. 촬영이 시작되면서는 주혜리의 톤부터 걸음걸이까지. 디테일한 연기로 캐릭터를 채워나갔다. 주혜리의 내면까지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서 풍성한 악역을 완성했다.
“지금의 저를 ‘김부장’의 주혜리로 알아보는 분들이 많지 않으시다. ‘김부장’을 할 때는 아이라인도 세게, 올려서 그리려고 했던 기억이 있다. 보자마자 ‘쟤 정말 못된 친구구나’를 느끼게끔 하려고 했다. 학교에서 걸을 땐 일부러 더 세게 걸었다. 혜리는 학교에서만큼은 자기가 정말 ‘센’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에 포인트를 줬다. 그런데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 약한 친구이기도 했다. 아빠 주강찬과 있을 때의 혜리, 친구들과 있을 때의 혜리를 좀 다르게 연기해 보고자 했다. 학교에서는 거만하고, 친구들도 장난감 다루듯이 하지만 아빠 앞에서는 움츠러든 모습이 있었다.”
다만 혜리를 통해 폭력을 미화하고 싶지 않았다. 아빠 앞에서는 약해지는 혜리지만, 혜리의 악행엔 이유도, 용서도 없다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학교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단순하지만, 뚜렷한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혜리를 이해하면서 연기하진 않았다. 청소년들에게 ‘이런 짓은 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주고 싶었다. 어쨌든 혜리도 청소년이지 않나. 청소년들에게 이런 행동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
유지안ⓒSBS
주혜리의 악행 피해자였던 민지를 향한 미안함도 컸다. ‘김부장’ 초반, 따뜻하고 다정한 김부장과 민지의 일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극 중에서는 미워하고, 괴롭히는 민지와도 현장에서는 격려하고, 응원을 하는 등 ‘따뜻한’ 면모로 훈훈함을 조성했다.
“극 초반 김 부장과 민지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많지 않나. 저는 첫 회를 보면서부터 너무 미안했다. 내가 어떤 짓을 하고,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다 아니까 그 부녀가 너무 안타갑고 미안한 거다. 실제로 후유증이 좀 있었다.”
서수민을 비롯한 또래 배우들과는 함께 수다를 떨며 의지했다. 아빠 주강찬 역의 주상욱과 소지섭, 최대훈, 윤경호, 김지영 등 선배 배우들도 함께해 든든했다. 첫 촬영부터 아빠에게 뺨을 맞는 장면을 연기했지만, 섬세하게 신경을 쓰며 긴장을 풀어준 주상욱부터 종방연에서 조언을 해 준 선배들까지. 유지안에게 ‘김부장’은 따뜻한 작품이었다.
“촬영이 끝나고 선배님들께서 혹시라도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을 덜어주셨다. 첫 작품부터 시청률이 20%가 넘고, 좋지만 차기작에 큰 부담을 가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모든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되기는 쉽지 않다’고 말씀해 주시면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배우 생활 했으면 좋겠다’라고도 해 주셨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가졌던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은 욕심은 있다. “코미디를 너무 해보고 싶다”고 혜리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꿈꾼 유지안은 “‘김부장’을 통해 저를 알게 되신 분들이 댓글로 청춘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로 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캐릭터로,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그가 배우를 꿈꾼 이유이기도 했다.
“배우로서 가장 욕심이 나는 건,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것이다. ‘그 배우가 이 배우였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그 말은 곧 그만큼 전작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새로운 역할을 잘했다는 게 아닌가.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지금 저의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