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둔화, 한은 8월 금리 인상 '고심'…백투백 가능성은
입력 2026.08.15 08:06
수정 2026.08.15 08:06
美 연준 금리 인상 기대 후퇴
금리차 부담↓…국내 금융불균형 여전
"성장·물가·가계부채 고려, 인상 전망"
"대출 규제 완화, 금융 여건 조여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면서 오는 27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기대는 후퇴했지만, 국내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어 추가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다시 통화긴축 기조로 전환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됐다.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금융불균형에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2분기 성장률도 전분기 대비 0.6% 증가하며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2020년 3분기(2.2%) 이후 5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한 만큼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 물가가 둔화하면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진 모양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 대비 3.4% 상승해 6월(3.5%)보다 0.1%포인트(p) 둔화했다.
근원 CPI 상승률도 2.5%로 한 달 전(2.6%)보다 낮아졌다.
여기에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한 달 전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인 0.2% 상승을 밑돈 데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상승률도 4.7%로 6월(5.5%)보다 크게 둔화했다.
미국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기대도 후퇴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통화정책보다 국내 금융시장 흐름이 8월 금리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물가 지표가 둔화했더라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주식시장 등 국내 금융불균형 요인이 다시 확대될 경우 한은이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금리 인상 필요성은 환율보다 가계부채, 주식시장, 부동산 가격 등 국내 요인에 기인한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해서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가 감소세를 보이고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8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7월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까지 늘어나는 조짐이 나타난다면 한은이 8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물가 둔화와 환율 하락으로 8월 금리 인상 필요성은 낮아졌지만, 한은이 브레이크를 밟을 정도로 여건이 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성장과 물가,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을 고려하면 8월에도 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성장 여건이 추가 인상을 막을 만큼 취약하지 않은 데다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요인도 남아 있다"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완화와 금융지원 확대로 대출 수요가 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금융여건을 조일 필요성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만약 한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위해 8월 동결에 나선다면 다음 추가 인상 시점은 10월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