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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자꾸 멍이 들지?"…놓치기 쉬운 '백혈병' 초기 신호 [엑스레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16 05:00
수정 2026.08.16 05:00

피로·발열·빈혈 등 흔한 증상으로 시작…반복되는 멍·출혈도 주의

소아백혈병 대부분 급성…급성골수성백혈병은 고령층서 흔해

유전자 분석 기반 표적·면역치료 확대…환자별 맞춤 치료 중요




눈에 보이지 않던 질병의 징후, 생활 속 위험 신호를 X선처럼 투명하게 비춥니다. '엑스레이'는 단순한 건강 정보가 아닌, 예방과 조기 대응을 위한 '생활 속 건강 진단서'입니다.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시그널을 포착해, 오늘의 건강을 과학적으로 읽어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평소와 달리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거나 몸의 이상 신호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처럼 보이지만 혈액질환의 경고일 수 있어서다. 특히 진행이 빠른 ‘급성백혈병’은 몸의 변화를 조기 감지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피로부터 발열·출혈 등…전조 증상 없이 빠르게 진행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백혈병 환자는 총 4만2871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0~19세 소아·청소년 환자는 3411명, 60~79세 환자는 1만2243명으로 나타났다.


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조직인 골수에서 비정상적인 혈액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병의 진행 속도에 따라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되며, 급성백혈병에는 급성림프모구백혈병과 급성골수성백혈병 등이, 만성백혈병에는 만성림프구성백혈병과 만성골수성백혈병 등이 있다.


연령에 따라 주로 발생하는 유형에도 차이가 있다. 소아백혈병은 대부분 급성으로, 소아암 환자 10명 중 약 3명이 백혈병으로 진단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성인에서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급성골수성백혈병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별다른 전조 없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질환명에 붙는 ‘급성’은 증상의 정도가 아닌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와 빈혈, 출혈 등이 있다. 쉽게 피로하거나 무기력해지고 숨이 차거나 얼굴이 창백해질 수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열이나 감염이 반복되기도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멍이 잘 들거나 코피·잇몸 출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소아백혈병에서도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체중 감소와 식욕 저하, 뼈나 관절의 통증, 림프절이 커지는 증상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감염이나 빈혈 등 비교적 흔한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백혈병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박준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백혈병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감이나 감염, 빈혈 등 흔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질환을 구분하기 어렵다”며 “특별한 원인 없이 피로감이나 발열이 지속되거나 멍과 출혈이 반복되는 경우,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항암 넘어 표적·면역치료까지…넓어진 치료 선택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증상만으로 백혈병을 가려내기 어려운 만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검사가 필요하다. 먼저 혈액검사로 혈액세포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골수검사와 면역표현형검사, 염색체·유전자 검사 등을 시행한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백혈병의 세부 유형과 위험도를 파악하고 치료 방향을 정한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항암치료를 통해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뒤 재발을 막기 위한 추가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기본이다.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질환의 특성, 치료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완치를 목표로 조혈모세포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령이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치료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 과거에는 강도 높은 항암치료가 어려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표적치료제와 저강도 치료(경구 약제 포함) 등이 도입되면서 환자 상태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이 다양해졌다.


윤석윤 순천향대 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두렵고 막막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회복하고 있다”며 “혼자 고민하기보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백혈병에서도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해 표적치료제와 면역치료제, 조혈모세포이식, 키메라항원수용체(CAR) T세포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활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백혈병 세포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해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정밀의료가 발전하면서 치료 전략도 한층 세분화되고 있다.


박준은 교수는 “백혈병은 과거에 비해 치료법이 크게 발전해 질환의 종류와 환자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치료가 가능하다”며 “백혈병이라는 진단에 지나치게 두려움을 갖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의료진과 치료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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