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프란체스카 홍, 美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서 석패
입력 2026.08.12 20:39
수정 2026.08.12 20:39
미국 위스콘신 주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한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 주 하원의원이 1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열린 워치 파티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한국계 프란체스카 홍(37·한국명 홍윤정) 미국 위스콘신주 하원의원이 민주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데이비드 크롤리 밀워키 카운티 행정책임자와 초박빙 접전 끝에 석패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주요 경선에서 이어진 민주당 진보진영의 약진이 대표적 중서부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일단 제동이 걸렸다.
미 NBC방송 등에 따르면 12일 오전 2시40분 기준(미 동부시간) 98.2% 개표된 가운데 크롤리 후보가 홍 후보를 3200표(0.4%포인트) 앞서며 경선에서 승리를 확정했다. 두 후보는 31만 3321표, 31만 110표를 각각 얻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미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주지사이자 위스콘신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에 도전할 기회도 무산됐다.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홍 의원은 1998년생으로 한국계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홍 후보는 라면 전문점을 운영하다 2020년 위스콘신 주 의회 보궐 선거에 출마해 사상 첫 아시아계 의원에 당선됐다. 과거 요리사, 바텐더로 일했고 자녀 1명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자신을 ‘유일한 임금 노동자 후보이자 한국 이민자 가정의 딸, 싱글맘, 세입자’로 소개하며 무상 급식, 부유층 증세, 임금 삭감 없는 주 32시간 근무제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크롤리 후보를 22%포인트나 앞섰으나 최종 승리를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홍 의원는 이날 결과가 확정되기 직전 지지자 연설에서 “우리는 정치를 영원히 바꿀 무언가를 만들었다”며 “우리가 한 일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고, 계속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경선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확장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홍 의원이 승리했다면 민주사회주의 성향 후보가 중도 성향 후보들을 꺾고 대표적 중서부 경합주의 민주당 주지사 후보가 된다는 상징성이 컸다.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진보 진영의 외연을 확장하고 새로운 정치 지형을 열어젖힐지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그러나 당 주류와 토니 에버스 주지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은 크롤리 후보가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레이스 막판 결집력을 발휘해 판세가 뒤집혔다. 특히 밀워키 지역의 개표 막판 집중적인 표심이 그에게 향하면서 홍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오는 11월 본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공화당 톰 티퍼니 하원의원과 맞붙는다. 위스콘신은 지난 세차례 대선에서 모두 1%포인트 안팎의 초박빙 승부가 펼쳐진 대표적 경합주다.
크롤리의 승리는 최근 잇달아 주요 경선에서 고전한 민주당 중도·주류 진영에는 반전의 계기가 됐다. 더힐은 이번 결과가 최근 진보 후보들의 승리에 대한 ‘균형추’가 됐다며 민주당의 이념적 방향을 둘러싼 경쟁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미네소타주 연방 상원의원 민주당 경선에서는 진보 성향 페기 플래너건 부지사가 중도 성향 앤지 크레이그 하원의원을 꺾었다. 지난주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경선에서도 진보 성향 압둘 엘사예드가 중도 성향 헤일리 스티븐스 하원의원에게 승리했다. 위스콘신의 홍 의원의 패배와 미네소타·미시간의 진보 후보 승리가 엇갈리면서 민주당 내부의 노선 경쟁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이어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