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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소상공인 도우라더니…카드매출 세액공제 '싹둑'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입력 2026.08.12 15:04
수정 2026.08.12 15:12

카드매출 세제혜택 내년부터 축소

은행엔 출연·채무조정 확대 주문

금융지원·세제정책 엇박자 지적

정부가 소상공인·취약계층에 대한 금융권의 지원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내년부터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은 축소될 예정이다.ⓒ연합뉴스

은행권에 배드뱅크 출연과 포용금융 확대 등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을 주문하는 정부가 정작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매출에 대한 세제 혜택은 축소하기로 하면서 정책이 엇박을 낸단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을 통한 지원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반면, 카드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자영업자는 내년부터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어 금융지원의 체감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재정경제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개인사업자의 신용카드 등 매출에 적용되는 부가가치세 우대 공제율은 현행 1.3%에서 1.2%로 낮아진다.


연간 우대 공제한도도 현재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절반 줄어든다. 대상은 직전 연도 공급가액 합계액이 10억원 이하인 소비자 상대 업종의 개인사업자다.


신용카드 매출액 세액공제는 사업자가 신용·직불·선불카드나 현금영수증 등을 통해 받은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납부해야 할 부가가치세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등을 거치며 한시적으로 확대했던 우대 혜택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드 사용이 이미 보편화돼 당초 제도 도입 목적인 과표 양성화 필요성이 과거보다 낮아졌다는 점도 고려됐다.


정부는 연간 카드 매출액이 약 4억원 이하인 사업자는 공제액이 500만원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전체 개인사업자의 94~95%는 한도 축소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카드 매출 비중이 높고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자영업자들은 공제 한도 축소에 따라 실제 납부해야 할 세금이 늘어날 수 있다.


시장에선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증세와 다름없다는 반발이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이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의 금융 부담을 덜기 위한 은행권 지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점에서 정책 간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은행권은 지난해 출범한 장기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에 지난 1월까지 3600억원을 출연했다.


전체 민간기여금 4400억원 가운데 80% 이상을 은행권이 부담했다.


저신용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 부담도 커졌다.


지난 4월 시행된 서민금융법 시행령 개정으로 은행권 공통출연요율은 가계대출 잔액의 0.06%에서 0.1%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연간 출연금은 기존보다 1345억원 늘어난 38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적인 출연뿐 아니라 금융지주 차원의 포용금융도 확대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오는 2030년까지 총 70조7672억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상반기에만 11조2912억원을 공급했고 연체채권 2조2653억원에 대해서도 자체 채무조정을 진행했다.


금융지원과 조세제도는 정책 목적과 대상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고금리와 내수 부진 등으로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포용금융 확대와 세제 혜택 축소라는 두 가지 정책이 충돌하면서 시장 체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은행권에는 출연과 채무조정 등 지원을 계속 확대하도록 하면서 자영업자가 직접 체감하는 세제 혜택은 축소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융과 세제 정책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환 기자 (kol128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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