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서 얼마나 썼길래…美 핵심 미사일 부족 '위험 수준'
입력 2026.08.12 10:51
수정 2026.08.12 10:53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의 핵심 탄약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부족'(dangerously low) 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미군의 방공 요격 미사일과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향후 군사작전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의 대체가 어려운 방공 요격 미사일 재고는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critically low)이며 장거리 미사일 공급 역시 '빠듯한 상태'(under pressure)인 것으로 평가됐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이란의 보복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패트리엇 가운데 가장 고성능 기종인 'PAC-3 MSE'의 절반 이상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요격 미사일의 약 40%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미 국방부는 개전 초기 며칠 동안 다양한 종류의 장거리 미사일, 이른바 '원거리 타격'(stand-off strike) 미사일도 대량으로 사용했다. 특히 정밀타격미사일(PrSM·Precision Strike Missile)은 사실상 고갈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미국에 미사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미사일이 부족해지고 있으며 남아 있는 선택지 역시 모두 대가를 수반한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주요 무기의 구매·생산 속도보다 빠르게 탄약을 소진하면서 방공 요격 미사일과 고성능 장거리 탄약 재고에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려운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실제 미사일 재고량은 기밀이다. 이번 보고서는 미 국방부 예산 문서와 무기 재고에 대한 공개 보도 등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다만 미 국방부는 탄약 부족 주장을 반박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탄약이 부족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미군은 여전히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지녔으며 대통령이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타격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부족해지고 있는 무기들은 이번 전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들이다. 미군은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동안 1만3000개 이상의 목표물을 공격했고 이란은 걸프 지역을 중심으로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이어왔다.
보고서는 부족한 탄약을 보충하는 데 수년의 시간과 수십 억 달러가 필요할 수 있으며 중국 등 경쟁국들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A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의회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375억 달러가 소요됐다고 밝혔으며 국방부가 제출한 67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 요청에는 이란전에서 사용된 핵심 탄약을 보충하기 위한 182억 달러가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은 미군이 필요한 탄약을 갖추고 있다며 부족 우려를 대부분 일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도 일부 강력한 탄약은 공급이 사실상 무제한이고 빠듯한 탄약도 매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탄약 부족이 실제 작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타격을 재개할 경우 핵심 탄약 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무유도 폭탄 재고는 여전히 풍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 공격을 재개할 경우 이를 활용해 타격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유도 폭탄은 가까운 거리에서 투하해야 해 미군이 반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미국의 군사작전에서 '탄약 가용 가능성'이 점점 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계속하거나 확대할 경우 더 큰 위험과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