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자리 지킨 제주 고기국수집…호텔신라 만나 세 배로 웃었다
입력 2026.08.12 11:00
수정 2026.08.12 11:00
호텔신라 '맛있는 제주만들기' 26호점 용담생국수…메뉴·서비스 전반 개선
2014년 시작해 12년째 이어진 지역 상생…현재 29호점 재개장 준비
호텔신라 박영준 셰프가 '맛있는 제주만들기' 식당 26호점 용담생국수 식당주인 김점숙, 김택일씨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삼성전자
지난 10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찾은 '용담생국수'. 부부가 약 30년간 한자리를 지켜온 고기국수집이다. 식당 한쪽 벽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 식당이 호텔신라와 인연을 맺은 건 2023년이다. 호텔신라의 지역 상생 프로젝트 '맛있는 제주만들기' 26호점으로 선정되면서 메뉴부터 주방, 서비스까지 식당 운영 전반에 변화를 줬다. 같은 해 12월 새 단장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뒤 매출은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는 게 식당주의 설명이다.
오랫동안 팔아온 고기국수의 뼈대는 그대로 두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주산 사골과 돼지뼈로 직접 우린 육수에 수제 면을 더하고 수란을 고명으로 올렸다. 제주산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활용한 돼지국밥도 새 메뉴로 개발했다.
호텔신라 셰프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서비스와 시설 전문가들도 함께 투입돼 주방설비와 조리 동선을 손보고 손님 응대, 식재료 관리 등 식당 운영 전반에 호텔의 노하우를 더했다.
'맛있는 제주만들기'는 호텔신라가 제주특별자치도, 지역 방송사 JIBS와 함께 2014년 시작한 지역 상생 프로젝트다. 제주도청 주관 선정위원회가 지원 대상을 선정하면 호텔신라의 요리·시설·서비스 전문가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식당에 직접 들어가 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단순히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호텔이 가장 잘하는 '업(業)'을 활용해 영세 자영업자가 스스로 식당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2014년 1호점 '신성할망식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2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호텔신라는 현재 29호점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개별 식당을 살리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제주산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개발하고 지역 식당의 경쟁력을 높이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먹거리 선택지도 넓어진다. 결과적으로 지역 상권과 관광 콘텐츠가 함께 살아나는 구조다. 호텔을 비롯한 제주 관광산업 역시 장기적으로 이 같은 지역 경쟁력 강화의 수혜를 볼 수 있다.
지원은 재개장과 함께 끝나지 않는다. 호텔신라 담당 셰프들은 이후에도 식당을 찾아 고객 반응이나 식재료 관리 상태를 확인하고 점주들과 운영상의 고민을 나눈다. 박영준 제주신라호텔 셰프는 "처음에는 셰프로서 신메뉴와 조리기술만 잘 전달하면 된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식당주들과 오랜 기간 희로애락을 함께 하다 보니 이제는 한 가족, 한 팀이 됐다"고 말했다.
도움을 받은 식당주들이 다시 지역사회에 손을 내미는 선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맛있는 제주만들기' 점주들은 자발적으로 봉사모임을 꾸려 지역 어르신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거나 이불과 쌀 등을 기부해왔다. 용담생국수 식당주 역시 매월 독거노인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다른 지역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강원랜드 사회공헌재단은 폐광지역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호텔신라에 자문을 구했다. '맛있는 제주만들기'는 2015년 전국자원봉사자대회에서 기업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영업주분들이 '그동안 기댈 곳이 없었는데 이제는 든든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며 "한 분 한 분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