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특금법…고팍스·중소 코인업체는 여전히 부담
입력 2026.08.11 07:07
수정 2026.08.11 07:07
부채비율 1년 유예에도 고팍스 자본 확충 불가피
수탁·지갑업체는 AML 인력·전산설비 비용 부담
FIU, 13일 설명회서 의견 듣고 추가 안내 검토
금융정보분석원(FIU)이 특금법 시행령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고팍스는 자본 확충을, 중소·영세 사업자는 인력·전산설비 마련을 요구받아 부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가상자산사업자 부담을 고려해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 관련 일부 규제를 완화했지만, 고팍스와 중소·영세 사업자들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부채비율 요건은 1년간 적용이 유예됐으나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고팍스는 유예기간 안에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수탁·지갑 사업자들도 자금세탁방지 전문인력과 전산설비 요건을 충족하려면 추가 비용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개정 특금법 시행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FIU는 오는 13일 신고 가상자산사업자 28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개정 시행령에 따른 신고 매뉴얼과 구체적인 적용 기준을 안내한다.
FIU는 앞서 업계 의견을 반영해 최근 분기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하도록 한 규정에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용자 예치금을 부채에서 제외하면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주요 원화거래소는 해당 기준을 충족한다.
2025년 말 기준 부채비율은 업비트 18.3%, 빗썸 24.9%, 코인원 5.7% 수준이다. 디지털엑스(구 코빗)도 106.1%로 기준치를 밑돈다.
반면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여서 유예기간 내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스트리미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가 2319억9501만원에 달한 반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185억2616만원을 기록했다.
이용자 예치금 102억3443만원을 제외하더라도 부채는 약 2218억원에 이른다.
가상자산 거래 침체가 이어지는 데다 법인시장 등 새로운 수익원과 관련한 제도 정비도 마무리되지 않아 영업 확대만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바이낸스의 자본 확충 여부가 스트리미의 신고 요건 충족을 좌우할 전망이다.
FIU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스트리미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들은 부채비율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스트리미도 바이낸스 계열인 만큼 국내에서 사업을 계속할 생각이라면 자본 확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탁·지갑 사업자들은 부채비율보다 자금세탁방지 인력과 전산설비 요건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개정 시행령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세탁방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관련 전산설비를 원칙적으로 국내에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유식별정보나 개인신용정보 처리와 직접 관련되지 않은 시스템에는 해외 클라우드 사용이 허용됐지만, 거래소보다 매출 규모가 작은 수탁·지갑 사업자에게는 전문인력 채용과 설비 구축이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수탁·지갑 사업자는 거래소에 비해 매출과 인력 규모가 작아 전문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고 전산설비까지 갖추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형 사업자들이 협회를 통해 제기한 주요 의견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면서도 “이번 설명회에서는 영세 사업자들이 인력과 전산설비 요건을 중심으로 질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FIU는 설명회에서 사업자들의 질의와 의견을 수렴한 뒤 추가 안내가 필요한 사항을 별도의 질의응답 자료로 정리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후속 설명회를 열어 신고 매뉴얼의 세부 적용 기준도 안내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