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 칼바람 본격화…코스닥 10곳 중 1곳 '퇴출 가시권'
입력 2026.08.11 07:06
수정 2026.08.11 07:06
코스닥 38곳·코스피 10곳 달해
주가 회복 못하면 관리종목 편입
지난 7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으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상장사는 코스닥 38곳, 코스피 10곳(우선주 제외) 등 총 48곳이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정부가 상장 유지 요건을 대폭 강화한 지 한달여 만에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위기의 기업들은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등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은 생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주가 1000원 미만으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상장사는 코스닥 38곳, 코스피 10곳(우선주 제외) 등 총 48곳이다.
이들 기업이 오는 12일까지 주가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면 13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에 편입된 이후에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이상 주가 1000원을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이는 정부가 추진한 상장폐지 제도 개편의 영향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지난달부터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신설했다.
시가총액 기준은 코스피는 200억원에서 300억원,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했다.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해 시장 신뢰를 높이고 자본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거래소가 집계한 지난 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기준에 미달하는 기업은 코스피 41곳, 코스닥 194곳에 달했다.
코스닥은 전체 상장사 1820곳 가운데 10.6%가 기준 미달 상태로, 향후 관리종목 및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인 주연테크와 아센디오는 유상증자를 추진했고, SH에너지화학은 임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코스닥 상장사인 세진티에스와 육일C&S, 케이엠제약도 자사주 취득 계획을 공시했다.
시장에서는 액면병합이나 인수합병(M&A) 등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인 주가 부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한계기업은 유상증자나 자사주 매입조차 쉽지 않아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일정 기간 개선 기회는 주어지지만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투자자는 정리매매를 거쳐 장외시장에서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한다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단기간 상장폐지 대상이 급증할 경우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보완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해 시장 건전성을 높인다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단기간에 상장폐지 대상이 급증하면 투자자 피해와 시장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기업별 자구 노력뿐 아니라 투자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