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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만에 3800명…SK하이닉스, 3개 노조 묶는 통합노조 추진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입력 2026.08.09 14:53
수정 2026.08.09 14:54

성과급 주식 지급·적자 시 임금 조정 제안에 반발…전체 직원 11% 결집

SK하이닉스 노동조합ⓒSK하이닉스 노조

SK하이닉스 직원 3800여 명이 나흘 만에 통합 노조 준비 모임에 모였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3만4466명의 11%에 해당한다. 성과급 지급 방식을 바꾸자는 사측 제안에 반발이 커지면서, 직군과 사업장별로 갈라져 있던 노조를 하나로 묶으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전임직(생산직)과 기술·사무직을 아우르는 통합 노조 준비 모임이 최근 꾸려져 설립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5일 개설된 카카오톡 그룹채팅방 '통합노조대기방'에는 나흘 만에 3800여 명이 참여했다. 준비 모임 측은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고 정식 출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와 한국노총 소속 이천공장 전임직 노조, 청주공장 전임직 노조 등 총 3개의 복수 노조가 활동 중이다. 각 노조가 별도로 사측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한다. 새 통합 노조가 출범할 경우 직군·지역별로 나뉘어 있던 구성원들의 요구를 하나로 묶어 회사와의 교섭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내부에서 나온다.


결집의 발단은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제도를 다시 손보자는 제안이다. 노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상한 없이 10년간 지급하기로 하고, 지급액의 80%는 당해에, 나머지 20%는 이후 2년에 걸쳐 나눠 주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올해 교섭에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주식으로 지급하고 일정 기간 매도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적자가 나면 임금을 일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안도 함께 올렸다. 회사는 수억 원대 성과급이 사회적 논란을 부른 점,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성과급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해 인력 이탈을 막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든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은 두 방안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성과급을 주식으로 받으면 주가 변동에 따라 실제 보상 규모가 달라지는 위험을 개인이 떠안게 되고, 적자 시 임금 조정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직원에게 돌리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지난해 매듭지은 합의를 1년 만에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린 것 자체가 신뢰를 깨는 일이라는 반응이 강하다.


기존 노조를 향한 불만도 통합 논의에 불을 붙였다. 6월 말 시작된 교섭이 다섯 차례 본교섭까지 진행되는 동안 접점을 찾지 못했고, 조합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책임론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노조가 실제 설립되더라도 교섭 창구 단일화 등을 통한 교섭대표 노조 지위 확보가 중요할 것"이라며 "새 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임단협 교섭에 참여할 수 있을지, 내년부터 교섭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봉철 기자 (Janu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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