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섬진강 '바짝'…남부 가뭄 갈수록 심화
입력 2026.08.09 14:27
수정 2026.08.09 14:44
전국 가뭄 속 부산·김해·울주 '경계' 단계
운문댐 '심각' 등 남부 저수율 더 말라간다
8월 현재 가뭄현황 ⓒ국가가뭄정보포털
낙동강·섬진강 유역을 중심으로 남부지방 가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 상수원인 운문댐은 가뭄 단계가 최고 수위인 '심각'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을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강수 방식이 바뀌는 신호로 진단했다.
9일 정부의 '8월 가뭄 예·경보'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48개 시·군에 기상 가뭄이 발생했다. 대구와 울산, 구례, 경주, 창원 등 11곳에는 '주의' 단계의 보통 가뭄이 나타났다. 부산과 울주, 김해 등 3곳에는 한 단계 높은 '경계' 단계의 심한 가뭄이 발생했다.
가뭄의 원인은 부족한 비다. 최근 6개월간 전국 누적 강수량은 603.0㎜로 평년(736.5㎜)의 82.3%에 그쳤다. 앞으로도 가뭄 해소를 기대하긴 어렵다. 올해 8월과 9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대체로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농업용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은 53.2%로 평년(69.9%)의 76.1%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남부 지역은 평년의 54∼76%에 머물러 사정이 더 나쁘다. 실제로 낙동강과 섬진강 유역의 다목적댐 11곳과 용수댐 10곳은 저수량이 예년을 밑돌았다. 특히 운문댐은 '심각', 밀양댐과 섬진강댐은 '경계' 단계로 올라섰다.
일단 정부의 급수 대책에 따라 생활·공업용수 공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운문댐에 낙동강과 금호강 하천수를 대체 공급하고 있다. 밀양댐과 섬진강댐은 농업용수와 하천유지용수를 줄이며 급수 체계를 단계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을 단순한 물 부족이 아닌 기후변화의 징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이번 남부지방 가뭄은 단순한 일시적 강수 부족이라기보다 기후변화 이후 비가 내리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는 무강수 기간이 길어지는 동시에 비가 내릴 때는 짧고 강한 집중호우가 나타나는 가뭄과 폭우의 반복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은 "비가 오는 날수는 줄어드는 반면 집중호우는 늘어 강수의 시간적 집중과 간헐성이 심해지고 있다"며 "강수량이 늘어남에도 가뭄 위험이 함께 커지는 이른바 '더 젖어들면서 동시에 더 말라가는' 역설이 우리나라 여름철 기후의 특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