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은 진짜 아빠였죠”…‘김부장’ 서수민의 꿈 같았던 데뷔 [인터뷰]
입력 2026.08.09 10:52
수정 2026.08.09 10:52
2분 내외 영상으로 감독 매료시킨 신예 서수민
데뷔작부터 입증한 탄탄한 존재감
"현장에서 한 아이 같이 키워줘"…선배들의 격려 속 완성된 데뷔
데뷔작의 부담감도, 큰 작품에서 이야기의 문을 여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책임감도 연기에 집중하는 것으로 이겨냈다.
드라마 ‘김부장’에서 배우 소지섭의 딸 민지 역으로 존재감을 뽐낸 배우 서수민은 풋풋하면서도 당찬 신인 배우였다. ‘말랑이’를 들고 인터뷰에 임할 만큼 긴장을 했지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땐 단단함이 느껴졌다. 신인의 풋풋함과 자신만의 길을 걸을 줄 아는 뚝심이 공존하는 서수민은 쏟아지는 관심 역시, 차분하게 소화하며 다음 행보를 준비 중이었다.
서수민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김부장(소지섭 분)의 딸 민지 역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첫 화에서 민지가 사라지며 김부장의 복수가 시작되는 이 드라마에서 이야기의 문을 열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극의 한 축을 차지했다. ‘김부장’으로 데뷔한 서수민은, 첫 작품에서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서수민ⓒ와이원 엔터테인먼트
연습 영상으로 찍은 2분 내외의 영상으로 이승영 감독을 매료시켰다. 여러 차례 오디션을 보고, 또 대화를 나누며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꾼 서수민은 민지처럼, 차분하면서도 단단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줬다.
“감독님이 보신 영상은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 멜론’ 속 한 장면이었다. 회사에 들어간 지 3개월밖에 안 됐을 때 찍은 영상이다. 그렇다 보니, 저는 제가 못 한 것 같아 그 영상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다른 분들은 좋아해 주시더라. 뭔가를 막 표현하려고 하기보다는, 담백하게 감정을 쌓아 올리면서 끌어올리는 것이 민지랑 닮았다고 여기신 것 같다.”
데뷔작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길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이에 부담감 대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민지에 몰입했다. 이 감독은 물론, 배우 소지섭과 최대훈, 윤경호, 김지영까지. 선배 배우들의 든든한 격려와 조언도 힘이 됐다.
“현장은 편안했다. 긴장을 많이 하고 들어갔다가도 선배님들, 감독님, 스태프분들을 만나면 편안해질 수 있었다. 다들 제게 와서 긴장을 풀어주려고 하셨다. 시간이 흐를수록 편해진 상태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어떤 식으로 연결하면 더 좋을지 의견도 내주시고 그런 것 하나하나가 다 애정으로 느껴졌다. 한 동네에서 한 아이를 다 같이 키우는 마음인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
특히 아빠 소지섭을 향한 감사함이 컸다. 최대훈, 윤경호의 ‘티키타카’를 보며 웃고, 감탄하기도 했지만 아빠처럼 따뜻한 조언을 해 주는 소지섭이 있어 민지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일부 장면에서는 감정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하면서 ‘김부장’과 민지에 더욱 빠져들었다.
“(소지섭은) 저한테 아빠였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아빠가 옆에서 묵묵하게 지켜봐 주고 있다는 마음이 안 들었으면, 그렇지 못 했을 것 같다. 그만큼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감정을 잡을 때도, 정말 딸처럼 대해주셔서 나도 함께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수민ⓒSBS
납치를 당하며 갖은 고초를 겪는가 하면, 탈출을 목전에 두고 주강찬(주상욱 분)을 만나 대치하기도 한다. 긴 여정 끝에 아빠 김부장과 재회하기까지,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은 장면들이 많았다. 그때마다 감독님과 대화하고, 또 깊이 고민하며 어려움을 해결해 나갔다. 어려웠던 장면 중 하나로 김부장과의 재회 장면을 언급한 그는 민지의 감정을 확신할 수 있게 도와준 이 감독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아빠와 오랜만에 만났는데 어떤 감정이 들까 고민이 되더라. 아빠의 낯선 모습을 봐서 당황스러워해야 하는지, 아니면 반가움이 먼저인지 고민이 많았다. 그때 감독님이 딱 질문을 던져주시더라. 이전에 이미 한수 삼촌에게서 아빠의 간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분히 당황하고 혼란스러움을 겪었을 것 같더라. 반가움의 감정을 중심에 두고 거기에 당황스러움을 약간 추가하려고 했다. 비중의 차이를 두고 연기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연기에도 더욱 빠져들었다. 첫 실전에서 액션부터 코미디, 가족 드라마까지. 여러 장르의 매력을 한 번에 느끼며 더 많은 것을 배웠다. 현장에서 인물과 100% 동기화되는 경험을 하며 연기에 대한 즐거움도 커졌다. 연기가 좋아 아이돌 그룹, 인플루언서 관련 섭외는 모두 거절했었다는 그에게 ‘김부장’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처음 현장에 갔을 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여겼다. 이렇게 엄청난 인원이 동원된다는 걸 그때서야 안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어떻게 연기를 할까’ 걱정도 했다. 그런데 갈수록 그런 것은 눈에 보이지 않더라. 그냥 내가 민지라는 인물이 돼 현장 스태프는 보이지 않을 때도 있었다. 나와 아빠만 있는 진짜 현실이 된 순간이 있었다. 그렇게 작품 속 현장이 현실인 것 같은 느낌에 빠져들 때, ‘이래서 연기를 계속하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주강찬의 차를 탄 민지를 향해 ‘답답하다’고 타박하는가 하면, 감동적인 장면에서는 눈물을 보이며 작품에 몰입한 부모님을 보는 것은 즐거웠지만, 서수민은 ‘김부장’을 다시 보며 “TV를 부숴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대훈의 조언을 듣고, 작품을 반복해 다시 보고 분석하는 등 아쉬움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 서수민이었다.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첫 화에서는 ‘주어진 상황대로만 해야지’라는, 틀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면 화면 안에서 더 재밌게 생동감 넘치게 표현이 되는구나’를 배웠다. 틀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