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액션에 녹아든 코미디” …‘김부장’ 감독의 완벽했던 완급 조절 [인터뷰]
입력 2026.08.08 09:58
수정 2026.08.08 09:58
“진지하게 인간의 의미 짚는 스릴러 좋아해…
새 도전 불안했지만 즐겨주셔서 감사”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김부장’은 무게감 있는 서사에 시원한 액션, 유쾌한 코미디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허물었다. ‘트레이서’, ‘보이스2’, ‘특수사건 전담반 TEN’ 등 다수의 장르물을 연출한 이승영 감독에게도 어려운 도전이었다. ‘김부장’의 성과도 기쁘지만, 이 작품으로 대중성을 한 뼘 넓힐 수 있어 더 의미있었다.
이승영 감독ⓒSBS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은 4회 만에 20% 시청률을 돌파한 뒤 종영까지 꾸준히 인기를 유지했다. 첫 방송 직후 쏟아진 메시지에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그럼에도 지금만큼의 큰 사랑을 예상하진 못했다.
이승영 감독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김부장’의 매력적인 서사 덕분이라며 함께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소중한 걸 잃어버렸을 때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하는 주인공에 몰입을 하신 것 같다. 또 진지함 안에, 코미디가 녹아있어 대중적인 면모가 분명하다고는 생각했다. 현장에서 배우들이 정말 신들린 듯이 영혼을 불어넣어줬다. 진지한 부분은 무게감 있게 해 주되, 코미디는 현장에서 더 재밌는 것들이 많이 나왔다. 현장이 늘 즐거웠다.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특히 묵직한 연기로 무게감을 잡아주면서, 동시에 거침없는 액션으로 쾌감을 선사한 소지섭에게 감사를 표했다. 인간 살인병기이면서, 동시에 인간적인 면모도 함께 갖춘 김 부장을 깊이 있게 연기해 준 소지섭을 향한 칭찬이 이어졌다. 소지섭의 액션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다.
“소지섭의 액션은 이미 많이 접했지만, 눈앞에서 보니까 움직임 자체가 달랐다. 절제된 움직임 안에서 멋스러움이 있었다. 흔히들 ‘소간지’라고 하는데, 간지를 넘어선 깊이를 느꼈다. 저는 개인적으로 소지섭 배우를 재발견했다. 그 부분을 시청자분들도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
유쾌한 케미스트리로 웃음을 선사한 윤경호, 최대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감독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장면, 나아가 캐릭터와 작품 전체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 두 사람의 노력에 대해서도 디테일하게 전했다.
“(장면의) 앞, 뒤 에너지를 살피며 작업하는 것이 연출의 몫이라면 캐릭터의 깊이는 배우가 연구한다. 대본에서 스케치와 방향성을 정해두면 배우들이 생명력을 불어넣어줬다. 유희만을 위한 애드리브는 하지 않았다. 배우들 모두 대본이 가는 방향을 워낙 잘 알고 있었다. 현장에서 툭툭 던지는 게 아니라, 깊이 고민해 왔다는 것이 느껴져서 훨씬 신뢰할 수 있었다.”
‘김부장’ⓒSBS
배우 주상욱의 악역 도전 역시 완벽한 선택이 됐다. 이 감독은 ‘김부장’의 제작발표회에서 “주상욱은 ‘김부장’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고 말할 만큼, 그의 활약에 강한 자신감을 가졌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남달랐다며, 주상욱이 완성한 악역 주강찬에 만족감을 표했다.
“10여 년 전에 주상욱을 만났었는데, 그때와는 에너지가 달랐다. 캐릭터와 매칭이 됐을 때 시너지가 컸다. 좋은 캐릭터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오버해서 만들 수도 있는데, 굉장히 절제된 가운데 (에너지를) 표현하는데 현장에서 깜짝 놀랐다. 회차를 거듭하면 할수록 좋았다.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이렇듯 배우들에게 공을 돌린 이 감독이지만, 좋은 재료를 적절하게 버무려 완벽한 맛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 감독 또한 액션과 코미디, 스릴러를 아우르며 고민을 거듭했다. 원작의 장점을 이으면서도, 드라마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기까지. 완벽한 균형 감각을 찾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있었다.
“심각한 내용도 좋지만, 계속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코미디를 보면 환기가 되곤 한다. 진지한 이야기도 더 힘을 받는다. 두 개의 이질적인 면모를 시청자들이 잘 즐겨주셨을 때 안도하고 감사했다.”
김부장의 인간적인 면모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딸의 문제는 물론, 도와준 친구들의 문제도 외면하지 않는 등 김부장의 인간적인 깊이가 드러나는 것도 액션 쾌감만큼이나 중요했다.
이는 장르물을 연출해 온 이 감독의 소신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특수사건 전담반 TEN’ 시리즈를 비롯해 ‘보이스’, ‘트레이서’까지. 장르물의 재미 안에, ‘인간’을 진지하게 포착해 온 이 감독은 ‘김부장’에서도 이를 유지하되, 대중성을 한 뼘 넓히며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장르물은 진지하게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게 내 취향과 맞았다. 인간의 의미를 싣는다는 점 때문에 스릴러를 굉장히 좋아했다. 탐구하고, 기회가 오면 굉장히 열심히 했었다. 이번에는 익숙지 않게 액션과 코미디를 함께 하게 됐다. 그래서 약간의 불안함도 있었다. 신중하게 잘 조화하려고 접근했다. 많은 분들이 더 즐겁게 보신 것 같아 나도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