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보건소부터 응급실까지…의료 AI 전국망 깐다 [D:로그인]
입력 2026.08.10 07:00
수정 2026.08.10 07:00
공중보건의 없는 보건지소 2027년 86.9% 전망
공공병원 72곳 연결…2027년 한국형 의료 AI 개발 착수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최근 세계는 급변하는 물결 속에 다양한 생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등 자연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 중립, 디지털 첨단 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저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 역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데일리안이 기획한 [D:로그인]은 정부와 공공기관 신사업을 조명하고 이를 통한 한국경제 선순환을 끌어내고자 마련했습니다. 네트워크에 접속하기 위해 거치는 [로그인]처럼 정부·공공기관이 다시 한국경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조명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정부가 의료진이 부족한 지역 보건소와 취약지 의원, 응급실, 공공병원에 인공지능(AI) 진료지원 도구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구급차에 탄 응급환자의 상태와 병원별 진료 여건을 AI가 실시간 분석해 적정 병원을 찾고 지역 공공병원은 국가가 구축한 플랫폼을 통해 영상 판독과 의무기록 작성 등의 AI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정부는 6일 국무총리 주재 제12차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AI 기본의료 전략'을 심의·의결했다. 보건복지부와 국가AI전략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한 전략으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AI 의료혁신, 전국적인 AI 의료혁신 디지털 기반 구축, 지속 가능한 AI 의료생태계 마련 등 3대 전략·12대 과제로 구성됐다.
의료 AI를 지역·필수·공공의료 공백을 메우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공중보건의가 배치되지 않은 읍·면 보건지소는 2025년 730곳으로 전체의 59.5%였지만 2027년에는 1083곳, 86.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응급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가 재이송한 '응급실 미수용' 사례도 2024년 5657건에 달했다.
보건소·취약지 의원부터 AI 진료
정부는 2027년부터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등에 진료·행정·건강관리 기능을 묶은 AI 솔루션 패키지를 도입한다. 엑스레이 영상 판독을 돕고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자동으로 기록·요약하며 접수와 예약 등 행정업무도 지원한다.
건강검진 결과와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만성질환 악화나 질병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맞춤형 검진을 안내하는 기능도 포함된다. 의료취약지의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원에는 진료과별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바우처를 지원한다.
섬과 산간, 벽지에서는 'AI 기반 비대면 재택협진'도 시범 적용한다. 방문간호사가 모바일 의료기기로 측정한 환자 정보를 AI로 분석하고 이상 징후가 확인되면 원격지 의사와 연결해 진료를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응급환자 이송에는 가칭 '응급 통합 AI 플랫폼'을 도입한다. 환자 상태와 병원별 병상·장비, 진료 가능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적정 병원을 추천하고 이송부터 배후진료까지 연결한다.
올해 하반기 대구에서 시범 적용한 뒤 2027년 하반기 경북으로 확대한다. 응급실 내부에는 환자 중증도와 상태 악화를 예측하고 검사 결과 판독, 입원·이송 판단 등을 지원하는 응급실 특화 AI 시스템도 개발한다.
공공병원 72곳 'AI 고속도로' 연결
지역 공공병원의 AI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공공의료 AI 고속도로'도 구축한다. 권역 책임의료기관 17곳과 지역 책임의료기관 55곳 등 총 72곳을 국가 GPU 기반 공공의료 AI 플랫폼으로 연결한다.
각 병원은 영상 판독과 음성 기반 의무기록 생성, 환자 의뢰·회송 문서 작성 등의 AI 기능을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9곳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7년 30곳, 2029년에는 72곳 전체로 확대한다.
지역 의료기관의 자체 투자 여력이 부족한 현실을 국가 인프라로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정보화 투자액은 41억원인 반면 병·의원은 1억원 수준으로 약 38배 차이가 난다.
노후화된 지방의료원 전산시스템도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으로 교체한다. 2027년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의료원을 시작으로 2031년 지방의료원 35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병원 방문 전 건강상담부터 접수, 진료, 검사, 수술, 입원, 퇴원까지 전 과정을 AI로 지원하는 'AI 지능형 병원정보시스템'도 개발한다. 수도권·충청권·호남권·대경·강원권·동남권 등 5대 권역에는 AI 특화병원을 구축해 관련 기술을 우선 적용한다.
진료기록 따라 이동…한국형 의료 AI 개발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진료기록과 의료영상을 다시 제출하거나 같은 검사를 반복하는 문제도 개선한다.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진 개인 진료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나의 건강기록'을 중심으로 병원 간 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하고 CT와 MRI 등 의료영상도 연계한다.
2027년 상반기 개인건강기록 기반 의료정보 공유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고 하반기에는 '국민 AI 건강비서'를 도입한다. 처방전과 검진 결과, 진료기록에 포함된 어려운 의학용어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는 기능이다.
공공기관과 국립대병원 등에 흩어진 데이터는 국가 보건의료데이터 허브로 연결한다. 이를 토대로 2027년부터 국내 의료데이터와 독자 AI 모델을 활용한 '한국형 소버린 의료 AI' 개발에 착수해 2029년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신약 개발에도 AI 활용을 확대한다. 국가 GPU 기반 K-AI 신약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를 연구개발에 활용한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2026년 11월 12만명 규모로 우선 개방한 뒤 2029년 70만명 이상, 2032년 100만명 이상으로 확대한다.
보상·안전 기준 마련이 안착 관건
AI를 의료현장에 확산하기 위한 건강보험 보상체계도 마련한다. 개별 AI 의료기술 사용에 보상하는 현행 방식과 함께 병원별 AI 도입에 따른 환자 편익과 임상적 성과, 진료협력, 비용 효과성 등을 평가해 차등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지불 방식은 추가 연구를 통해 마련한다. 의료계와 환자, 학계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세부 방안을 정할 예정이다.
의료 AI의 환각과 오류,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윤리·보안 지침도 만든다. 비식별성이 확보된 가명정보 연구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대신 건강정보를 보험료나 대출 등 개인에게 불리한 조건 결정이나 질병 기반 광고·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은 제한한다.
데이터 유출 시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과 데이터 활용을 감독하는 별도 점검체계도 마련한다. 관련 법적 기반을 위해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도 추진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AI는 지역·필수·공공의료의 공백을 메우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도구"라며 "전국 어디서나 국민 모두가 AI 의료혁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