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끌려간 미성년자…법원 "국가가 1500만원 배상"
입력 2026.08.06 17:44
수정 2026.08.06 17:45
法 "위헌·무효 계엄포고 따라 영장 없이 연행"
"출소 후 고통·재발 방지 고려해 위자료 산정"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데일리안DB
1980년 전두환 군부의 비상계엄 당시 미성년자 상태에서 삼청교육대에 수용됐던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04단독 이회기 판사는 지난 6월18일 A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A씨에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는 1980년 7월29일 사회악 일소와 순화 교육을 명분으로 삼청계획 5호를 입안했다. 같은 해 8월4일에는 계엄사령관이 계엄포고 제13호를 발령했다.
해당 포고에 따라 계엄사령부 지휘 아래 군과 경찰은 별도의 체포·구속영장 없이 6만여명을 검거했고, 이 중 약 4만명을 군부대에 설치된 삼청교육대에 수용해 순화교육과 근로봉사 보호감호를 시행했다.
1962년생인 A씨는 고향 친구들과 길을 걷다 계엄포고에 따라 부여경찰서에 강제 연행됐다. 이후 육군 삼청교육대로 이감돼 순화교육을 받고 퇴소했는데, 당시 A씨의 나이는 만 17세로 미성년자였다고 한다.
A씨는 2005년 7월 '삼청교육대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 심의 위원회'(위원회)에 피해 보상을 신청했다. 당시 A씨는 삼청교육대에서 추간판 팽윤과 퇴행성 척추증 등 만성 허리 염좌를 얻는 바람에 퇴소 후에도 노동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노동상실률 5% 중 30%의 기여도를 인정해 2007년 7월 A씨에게 100여만원을 보상금을 지급했다.
A씨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계엄포고로 불법 체포 등의 행위를 한 것이 불법 행위에 해당한다며 정신적 손해배상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에게 3000만원과 이에 따른 지연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당시 전두환 군부가 발령한 계엄포고는 위헌이기 때문에 무효라고 봤다. A씨는 위헌이자 무효인 계엄포고에 따라 영장 없이 검거된 후 삼청교육대에서 순화교육까지 받은 점을 지적했다. 당시 경찰이 영장 없이 집행한 구금 또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며 배상 책임이 국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당했다"며 "이 사건 계엄포고의 발령과 원고에 대한 집행 과정에서 행해진 국가작용과 다수 공무원의 직무수행은 법치국가 원리에 반해 국가의 기본권 보장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서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 행위"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A씨가 구금당했을 시기뿐만 아니라 출소 후에도 겪었을 사회적 고통 등을 종합해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순화교육 등을 받는 과정에서 가혹행위와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조직적이고 의도적으로 이뤄진 공무원들의 인권침해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부분도 위자료 산정에 고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