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고려장인가”…정부 세제개편안에 원성 폭발
입력 2026.08.06 13:41
수정 2026.08.06 13:42
지방 이주 고령층 양도세 혜택에 “사실상 퇴거 압박” 비판
오세훈 “세제개편안, 집값 못 잡고 전월세만 올릴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양도소득세 규제를 하고 보유세를 올렸습니다. 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금 공제 한도를 걸었습니다. 은퇴하고 갈 곳 없는 고령자들이 높은 세금을 감당하지 못하면 지방으로 떠나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주거 안정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정부가 잘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서울시가 서울시민과 전문가 대상으로 개최한 부동산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실거주 강화에 따라 전월세 부담이 커져 서민 주거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 “정부는 고령층이 사회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고려하지 않고 ‘이제 쓸모가 없으니 지방으로 떠나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수도권에서 거주하는 65세 이상 1가구 1주택 집주인이 지방으로 이주하면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2027년에 주택을 양도하면 양도세의 50%를 최대 5억원 한도에서 감면해주기로 했다. 2028년에는 양도분 30%를 최대 3억원까지 감면한다.
동시에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강화했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자 기준 최대 70%까지 높인다. 과세표준 6억원 초과 구간의 종부세율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오랜 기간 보유·거주한 집을 매도할 때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축소한다.
김 소장은 “적어도 문재인 정부는 주택 장기 보유자나 고령자, 실수요자는 규제하지 않았다”며 “이재명 정부는 주택 양도차익도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이라며 다 매도하라는 식”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 본인도 거주하던 주택을 매도해 수 십억원 시세차익을 거뒀지만 오래 전 주택을 취득한 실수요자였던 만큼 아무도 투기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정부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양도 차익이 크니 내년까지 집을 팔라고 내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세제개편안이 정부가 목표로 하는 방향과 상충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대통령은 ‘똘똘한 한 채’가 집값 상승 원인이라고 말했는데 세제개편안에는 실거주 요건 강화 등 ‘똘똘한 한 채’가 심해질 정책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정부 세제개편안을 보면 엄청난 힘을 가지고 풍차와 싸우는 돈키호테 같다”며 “국가는 배고픈 사람과 서민을 위한 주거 정책에 집중해야 하는데 세제개편안은 배 아픈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집값은 잡지 못하고 전월세만 올려놓을 것”이라며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 노년층은 세금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보유한 부동산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