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탄소 80~90% 제거…KAIST·MIT, 광물 저장 장치 개발
입력 2026.08.04 10:08
수정 2026.08.04 10:08
제주 해수서 120시간 연속 운전
용존무기탄소를 탄산칼슘으로 전환
선박·해양플랜트 적용 추진
전기화학 기반 해양 탄소 제거 기술 이미지. ⓒKAIST
바닷물에 녹아 있는 탄소를 탄산칼슘으로 바꿔 저장하는 전기화학 기술이 개발됐다. 제주 용암 해수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용존무기탄소의 80~90%를 제거하며 120시간 이상 장치를 운전했고, 기존 H-셀보다 전력 소비를 38~54% 줄였다.
KAIST는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T. 앨런 해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전기화학 기반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한다. 해수의 용존무기탄소를 제거하면 바다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흡수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존 전기화학 장치는 반응 과정에서 생성된 탄산칼슘 등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는 ‘스케일링’ 때문에 성능이 떨어졌다. 장치를 세척하거나 교체해야 해 에너지 소비와 유지관리 비용도 늘어났다.
연구팀은 속이 빈 다공성 금속 전극 안에 이온교환막과 상대전극을 원통형으로 배치한 ‘중공사 전극 조립체’를 제작했다. 전극 간격을 1㎜ 미만으로 좁혀 전기 저항에 따른 에너지 손실을 낮춘 구조다.
광물이 만들어지는 영역도 전극 바깥으로 분리했다. 수소 발생 과정에서 생기는 기포가 전극 표면을 씻어 광물이 달라붙는 현상을 줄이도록 설계했다.
탄소 제거 과정에서는 탄산칼슘과 함께 고순도 수소와 수산화마그네슘이 생성됐다. 연구팀은 이들 부산물을 산업 원료로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치는 크기가 작고 여러 개를 연결해 처리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연구팀은 고성능 촉매 적용과 기포 관리 기술 보완을 거쳐 선박이나 해양플랜트에 탑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AIST 박인환 박사과정과 MIT 이영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논문은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6월 19일 게재됐다.
고동연 교수는 “이번 기술은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 돌(광물) 형태로 바꿔 영구 저장함
으로써 바다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돕는 기술”이라며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