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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 반성문 안 내고 공탁금 늑장 처리 변호사…"300만원 배상"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8.01 16:03
수정 2026.08.01 16:04

형사재판 맡고 반성문·탄원서 제출 누락

형사공탁도 뒤늦게 처리…실형 법정구속

法 "양형 판단 기회 상실…정신적 손해"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데일리안DB

형사재판을 맡은 변호인이 반성문과 탄원서를 법원에 내지 않고 공탁도 뒤늦게 처리하는 등 업무를 소홀히 했다면 의뢰인에게 위자료를 물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1-2부(재판장 곽형섭)는 A씨가 자신의 형사재판을 맡았던 변호사 B씨와 법무법인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 청부를 전부 기각한 1심 판단을 뒤집고 "피고들은 공동으로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 위반)로 2023년 7월 제주지법에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항소한 뒤 변호사 B씨에게 착수금 150만원을 주며 사건을 맡겼다. B씨는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했으나 무산되자 형사공탁하기로 했다. 형사공탁은 합의가 어려울 때 피고인이 법원에 피해 보상금을 맡기는 제도로, 양형에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B씨는 선고기일을 불과 이틀 앞둔 2024년 9월30일에야 A씨의 아버지에게 "오늘 중 공탁을 해야 한다"고 알렸다. 공탁금 1000만원은 당일 오후 4시31분께 전자공탁으로 납부됐으나, 다음 날인 10월1일은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이었다.


결국 공탁 사실을 알리는 통지서는 항소심 선고가 이뤄진 뒤에 접수됐다. A씨의 형사 재판부는 공탁 사실을 모른 채 항소를 기각했다. 판결문에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의 합의 등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A씨에게 불리한 양형 사유로 적혔다. B씨는 A씨 본인이 쓴 반성문과 아버지가 쓴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가족에게 말했으나 실제로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B씨의 업무상 과실로 판단했다. 이 사건 손해배상 항소심 재판부는 변호사의 소송대리 의무에 대해 "전문적 법률 지식과 경험에 기초해 성실하게 의뢰인의 권리를 옹호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A씨가 공탁이나 반성문 등으로 실제 감형을 받을 수 있었는지와 별개로 양형에 관한 실질적 판단을 받을 기회 자체를 상실했다"며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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