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빗장 걸었지만…시장선 "효과 글쎄"
입력 2026.08.03 07:02
수정 2026.08.03 07:02
상품 출시 한달 만에 규제 강화
"실효성 제한적…근본 대책 아냐"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 투자자 보호와 시장 변동성 완화를 위한 보완 대책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지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활발히 거래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되기 어렵고, 투자 수요 자체를 억제하는 대책도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의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등 대용증권은 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고, 결제가 완료된 현금만 예탁금으로 인정하도록 기준도 강화했다.
이는 지난 5월 27일 국내에 처음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과열 양상을 보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특정 종목 1개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당시 해외와의 규제 역차별을 해소하고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상품 출시를 허용했다.
하지만 출시 이후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으로 집중되면서 우려가 커졌다.
실제 고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근 1개월 수익률 하위 10개 ETF 가운데 9개가 레버리지 상품이었으며,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ETF는 52.71% 하락해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41.76%),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46%대) 등도 줄줄이 40% 넘는 손실을 냈다.
하루 거래대금은 10조원을 웃돌았고, 많게는 20조원에 육박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자 시장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필요 이상으로 불안정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국회에서 해당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는 데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며 제도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최근 증시 급락의 원인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만 돌려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모든 게 다 레버리지 ETF는 아니다"며 국내 증시 구조와 투자자 거래 행태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규제가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투자자는 계속 거래할 수 있고, 신규 투자자도 현금 요건만 충족하면 투자 자체는 가능하다.
상품 구조나 두 배 레버리지 역시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투자 수요를 근본적으로 축소시키는 규제는 아니란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신규 투자자 유입을 늦추는 효과는 있겠지만, 실제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자금이 다른 레버리지 상품이나 해외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규 진입 문턱을 높인 의미는 있지만, 기존 투자자의 거래를 제한하는 규제는 아니다"며 "거래 방식은 일부 바뀌겠지만 자금 쏠림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