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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에 한 번 있을 홍수"…‘칩플레이션’에 엇갈린 삼성-애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7.31 11:12
수정 2026.07.31 11:20

애플, 2분기 영업익 26.6%↑…삼성 MX는 사상 첫 분기 적자

메모리값 급등에 수익성 압박…애플 "100년 만의 홍수"

하반기도 원가 부담 지속…제조사 가격 인상·프리미엄 제품 확대 승부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삼성전자와 애플이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속 엇갈린 2분기(애플은 회계년도 기준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기간 애플이 아이폰 등 주요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5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삼성전자 모바일(MX)사업부는 7000억원의 적자를 내며 고전했다. 하반기에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격 인상과 프리미엄 제품 확대, 제품 믹스 개선 등을 통해 원가 부담을 상쇄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애플, 매출 16.4% 늘었지만 성장세 둔화…메모리 비용에 수익성 압박

30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의 회계연도 2026년 3분기(4~6월) 영업이익(Operating income)은 357억 달러(약 51조원)를 기록, 전년 동기(282억 달러) 대비 26.6% 증가했다. 매출액(Net sales)은 1094억 달러로 전년 동기(940억 달러)보다 16.4% 늘었다.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그 폭은 다소 줄었다. 아이패드 매출은 2분기 8.0% 증가했지만 3분기(-5.9%)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앱스토어, 애플페이 등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 증가율도 전분기 16.3%에서 3분기 12.1%로 낮아졌다. 지역별로는 중화권(Greater China) 매출 증가율이 28.1%에서 22.4%로 둔화됐다.


애플은 성장률 둔화 배경으로 환율, 모바일 게임 부문 부진, 신제품 출시 기저효과 등을 들었다. 이와 더불어 공급 제약, 메모리 비용 부담도 이어졌다고 짚었다.


팀 쿡 애플 CEO는 "3월 분기보다 6월 분기에 메모리 비용을 상당히 더 지불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that is what happened)"고 언급했다. 케반 파레크 CFO는 매출총이익률 하락을 설명하며 "환율도 영향을 미쳤지만, 실질적인 주된 요인은 메모리 비용(memory cost impact)이었다"고 밝혔다.


애플의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50.1%였지만 관세 환급 효과를 제외하면 48.1%로, 전분기 49.3%보다 1.2%p 낮아졌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제품·서비스 생산에 직접 투입된 원가를 제외하고 남는 이익의 비율이다. 100원을 팔았는데 제품 제조에 52원이 들었다면 매출총이익률은 48%가 된다.


애플은 환율 부담과 아이폰·맥·아이패드의 공급 제약 심화 등을 반영해 이날 회계연도 4분기 매출 증가율을 9~11%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인 12% 이상에 미달하자, 이날 애플 주가는 시간 외 6% 이상 하락했다.


모델들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폴드8·플립8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KT
삼성 MX, 메모리값 급등에 첫 분기 적자…반도체와 수익성 희비

원가 급등에도 충성 고객 및 고마진 서비스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50조원이 넘는 이익을 거둔 애플과 달리 제품 판매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 MX사업부는 이 기간 700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반도체(DS부문)에서만 89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30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다니엘 아라우조 MX 사업부 상무는 "갤럭시S26 시리즈를 중심으로 견조한 플래그십 판매를 이어가고 있지만 부품 원가 상승 등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서버 수요 확대로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메모리 사업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이를 부품으로 구매하는 MX에는 원가 부담으로 돌아오면서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의 가장 큰 특징은 메모리와 메모리 외 사업부 간 수익성 격차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선제적인 HBM4 램프업과 업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메모리 부문의 실적 아웃퍼폼을 이끈 반면 파운드리/LSI와 MX를 비롯한 그 외 사업부는 원가 부담 증가로 부진한 컨슈머 시장을 반영하며 전사 실적 기여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짚었다.


이어 "MX 사업부는 메모리 등 부품 원가와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적자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가 충격을 감내하기 어려운 중저가 세그먼트 중심 중화권 안드로이드 업체들의 판매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조달 경쟁력과 하이엔드 제품 믹스를 기반으로 이번 메모리 사이클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싼리툰에서 신규 개점한 애플의 플래그십 스토어(특화 매장)에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붐비고 있다. ⓒ AP/뉴시스
하반기도 칩플레이션…가격 인상·제품 믹스 확대 전망

삼성과 애플 모두 하반기에도 칩플레이션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MX 사업부가 하반기에도 적자 기조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날 보고서에서 2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부품원가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를 합친 메모리 비용이 시스템온칩(SoC)을 크게 웃돌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고, 이는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가 부담에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과 더불어, 고마진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제품 믹스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은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애플은 6월 맥과 아이패드 제품군 가격을 인상하며 맥북 에어의 시작 가격을 1099 달러에서 1299 달러로, 맥북 네오는 599 달러에서 699 달러로 올렸다. 맥북 프로 기본 모델은 300 달러, 아이맥은 200 달러 인상됐으며, 애플 비전 프로와 홈팟 미니 가격도 함께 조정됐다.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팀 쿡 CEO는 "우리는 마지못해 가격을 인상했다"면서 "메모리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면서, ‘100년 만의 홍수(a 100-year flood)’와 같은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4월 폴드7·플립7의 고용량 모델 가격을 올린 데 이어 7월 새롭게 공개한 폴드8 울트라 256GB와 플립8 256GB는 전작 대비 19만8000원씩 인상했다.


이 같은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팀 쿡 CEO는 "9월 이후를 보면 메모리 시장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우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9월 분기에는 기존에 확보한 재고와 비메모리 부품 가격 하락, 제품 믹스 효과가 메모리 비용 상승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22일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공개한 '갤럭시 워치9'과 '갤럭시 워치 울트라2'. ⓒ삼성전자

삼성은 갤럭시 Z8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실적설명회에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폴더블 시리즈, 갤럭시탭 S12, 갤럭시 워치 울트라 2 등 프리미엄 제품의 성공적 출시와 갤럭시 A57, A37 등 A시리즈의 상위 모델 구매 유도(업셀링)도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자원 효율화 활동을 구매, 영업, 개발 등 여러 분야에서 강화해 이익 감소폭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AI 글래스 등 단말 외 폼팩터를 통한 추가 수익화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삼성은 "단말 외 서비스 부문의 추가적인 수익화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전세계에 설치된 제품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판매량뿐 아니라 급등한 부품 원가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수익성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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