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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경제 활성화 앞장선 서울시…소상공인 다시 웃게 해줘야 [기자수첩-사회]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7.29 07:00
수정 2026.07.29 07:00

골목상권 매출, 전통적으로 야간 유동 인구에 절대적으로 좌우

심야 교통 인프라 확충하고 야시장·심야 문화 행사 육성해야

서울 시내 밤거리 풍경. ⓒ데일리안DB

최근 취재원과의 약속이 있어서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1차를 마친 후 2차를 이어가기 위해 근처 호프집으로 갔다. 그러나 호프집은 불을 꺼두고 손님을 받고 있지 않았다. 출입문에는 분명 밤 10시까지 운영한다고 돼 있는데 우리가 방문했던 밤 9시쯤에 이미 문을 닫은 것이다. 대신 찾아갔던 근처 다른 호프집 사장에게 물어보니 요새 장사가 잘 안되는 날은 일찍 문을 닫아 전기료라도 아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실 해가 저문 서울의 밤거리 속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 삼삼오오 모여 하루의 고단함을 달래는 직장인들, 밤늦게 환하게 불을 밝히며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골목 상권의 상인들은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지탱하는 든든한 실핏줄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리 동네 골목 상권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얼굴을 들여다보면,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짙은 근심의 그늘이 가시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계 수치는 이러한 현장의 온도 차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26년 6월 기준 서울시 소상공인의 체감경기 지수는 93.1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원(5월) 92.8점보다 0.3점 상승한 수치다. 또한, 7월의 체감경기 지수 전망 역시 6월 체감경기보다 0.3점 오른 93.4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표면적인 전체 지표만 떼어놓고 보면 소상공인들의 전반적인 상황이 아주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표적인 골목상권 업종이자 야간 상권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외식업종의 경우 6월 체감경기 지수가 93.8점을 기록하며 서비스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오히려 전월보다 3.0점 하락했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여파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은 당장 외식 지출부터 줄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1차까지만 하는 '회식 문화'와 배달비 부담의 증가는 밤 시간대 골목상권의 적막감을 더 키우고 있다.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야간경제 활성화'는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의 위기를 타개할 가장 현실적이고 핵심적인 열쇠가 될 수 있다.


외식업을 비롯한 골목상권의 매출은 전통적으로 저녁 식사부터 심야 시간대로 이어지는 야간의 유동 인구에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특히 외식업종의 체감경기가 얼어붙은 현시점에서는 시민들이 야간에 밖으로 나와 자연스럽게 머물고 소비할 수 있는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는 정책적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야간경제 활성화는 단순히 밤늦게까지 문을 여는 가게의 영업시간을 늘리자는 1차원적인 접근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손님도 없는 거리에 상인들에게 무작정 늦게까지 불을 켜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소비자가 밤거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그에 수반되는 사회적 인프라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 지자체와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가장 선행돼야 할 것은 심야 교통 인프라의 확충이다. 심야 버스 노선을 더욱 촘촘하게 확대하고 주말 지하철 연장 운행 등을 탄력적으로 도입해 늦은 시간까지 도심에 머무르는 시민들의 귀가 비용 부담과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줄여줘야 한다.


택시 잡기가 두렵거나 대중교통편이 끊길까 봐 서둘러 자리를 뜨는 문화 속에서는 결코 야간 상권이 온전히 살아날 수 없다.


지역 상권과 긴밀하게 연계된 야간 문화 행사나 야시장, 심야 문화재 및 미술관 개방 등을 기획해 소비의 장을 문화의 장으로 넓혀주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얼마 전 "문화·관광·교통·경제 등 모든 부서가 칸막이를 넘어 실효성 있는 정책을 함께 만들어 달라"며 야간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타당한 지적이다.


불이 꺼지지 않고 다채로운 활기가 넘치는 도시는 그 자체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훌륭한 경제 플랫폼이다. 지금 서울의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당장 오늘 밤, 내 가게의 텅 빈 테이블을 채워주고 차가운 계산대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줄 실질적인 시민들의 발길이다.


야간경제를 깨우는 세심하고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일회성 전시 행정에 그치지 않고 골목골목 깊숙이 스며들어야 한다.


하루하루 버티는 심정으로 무거운 가게 문을 여는 우리 이웃 소상공인들의 팍팍한 주름살을 활짝 펴주고, 나아가 잃어버린 도시의 밤 활력을 되찾는 진정한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한강 다리밑 영화관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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