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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토론회 코앞…세금이냐 규제 완화냐, 李의 셈법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6.07.21 06:00
수정 2026.07.21 06:00

14~16일 3일 토론 끝…23일 대통령 직접 주재

보유세 강화 vs 1주택자 반발…靑 딜레마

청년 대출 완화 가닥…야권 "세금 간보기" 공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칼레드 엘에나니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19일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회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직접 주재한다. 지난 14~16일 사흘간 공급·금융·세제 분야별로 진행된 공개 토론회의 결과를 종합하는 자리다. 7월 말~8월 초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어, 이 자리에서 나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상 정책 방향을 결정짓게 된다. 이 대통령이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하반기 부동산 정책의 판이 짜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부처별 토론회를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14일 국토교통부가 주택 공급을, 15일 금융위원회가 주택 금융을, 16일 재정경제부가 부동산 세제를 각각 주제로 전문가·시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패널 토론과 자유 토론을 진행했다. 전 과정이 생중계됐고, 온라인 의견수렴 창구도 함께 운영됐다.


가장 뜨거운 쟁점은 보유세 강화 여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는 대체로 낮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없다"며 "서구 선진국처럼 보유 부담을 주는 게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임광현 국세청장도 보유세·양도세 강화 필요성을 잇달아 제기해왔다. 이 대통령이 방향을 사실상 예고한 셈이라, 토론회가 세금 인상의 명분 쌓기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16일 재경부 주관 토론회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과세체계 개편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주요 선진국과 한국의 세 부담 수준 비교, 보유세 인상분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효과,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 방안 등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해도 양도차익의 최대 40%를 공제하는 현행 제도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꿀지가 쟁점이 됐다. 다주택자 중과 제도의 유지 여부, 보유세를 올리면 양도세를 경감할 필요가 있는지도 다뤄졌다. 내 집을 두고 전세를 사는 경우를 투기로 볼 것인지, 손주 돌봄에 자녀와 합가하는 사례를 어떻게 처리할지 같은 현실적 쟁점도 제기됐다.


다만 보유세 인상은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 1주택자 반발과 중산층 세부담 확대 우려가 상당하다. 6·3 지방선거에서 서울 패배의 핵심 원인으로 부동산이 꼽히는 상황에서, 세금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 청년·중산층 이탈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 안에서도 나온다. 보유세를 올리면서도 실수요 1주택자의 부담은 늘리지 않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한데, 그 균형점을 어디에서 찾느냐가 이 대통령의 고민이다.


공급과 금융 쪽도 쟁점이 팽팽했다. 14일 국토부 토론회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둘러싼 찬반이 부딪쳤다.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와 안전진단 완화 등으로 민간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에 대해, 규제 완화가 투기를 자극할 것이란 반론이 맞섰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공급 정책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15일 금융위 토론회에서는 청년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가 핵심 의제였다. 무주택 청년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생애 최초 대출은 투기목적과 무관할 가능성이 큰 만큼, 청년 대출 완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대출 규제 완화가 매매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 제한 방안도 논의됐는데, '투기성'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남았다.


야권은 선제 공세에 나서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세금 정당화를 위한 간보기 작업"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도 "정책 기조 전환 없이 토론회 백번 한들 답은 정해져 있다"며 세금 인상용 들러리 토론회라는 프레임을 걸었다. 이 대통령이 이미 보유세 강화 방향을 시사한 상태에서 토론회를 여는 것은 결론이 정해진 요식 행위라는 공격이다.


23일 대토론회는 '나라의 주인과 함께 설계하는 대한민국 부동산정책 청사진'을 슬로건으로, 정부·전문가·일반 국민이 함께 참여한다. 사흘간 토론회와 온라인 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한 뒤 분야별 전문가 발제와 자유 토론으로 진행된다. 이 대통령이 직접 마이크를 잡는 만큼, 보유세 강화 수위와 청년 대출 완화 범위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세금을 올리되 실수요 1주택자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토론회의 관건"이라며 "야권의 '세금 인상 토론회' 프레임에 갇히면 정책 추진력이 꺾일 수 있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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