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창작의 안전한 놀이터'…네이버웹툰, 원작자 동의 기반 팬덤 생태계 구축
입력 2026.07.20 18:01
수정 2026.07.21 11:36
참여형 IP팬덤, 엔터테인먼트 시장 고성장 견인
'저작권 침해' 리스크가 걸림돌…엔터 업계 대응 고심
네이버웹툰, '컷츠메이크'·'바이어스'로 안전한 생태계 구축
컷츠메이크(Cuts Make). ⓒ네이버웹툰
‘팬덤 경제’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 소비자를 넘어 IP확산과 창작의 주체로 진화한 팬을 어떻게 플랫폼 내로 흡수하느냐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문제는 팬덤 주도의 2차 창작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이슈다. 원작자의 허락 없는 2차 창작물은 필연적으로 저작권 리스크를 안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는 대응하기 까다로운 숙제다.
이 숙제를 풀어낸 네이버웹툰의 사례가 관심을 끈다. 해답은 ‘창작자 중심 철학’,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AI(인공지능) 기술력의 결합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웹툰은 공식 플랫폼 안에서 원작자의 동의 하에 마음껏 2차 창작을 할 수 있는 팬덤 참여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수동적 소비→참여형 팬덤 : 엔터 시장 고성장 견인
팬덤 경제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강력한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및 굿즈 시장은 2030년 약 2395억 달러(약 355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약 1776억 달러에서 35% 성장한 규모다.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고성장을 이끄는 것은 불황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팬덤’의 가치다. 최근 IP팬덤은 ‘수동적 관람자’의 위치에서 콘텐츠를 단순 소비하지 않는다. ‘적극적인 창작자’이자 ‘참여자’로서 시장을 주도한다.
음악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밈(Meme)을 만들고 챌린지 영상을 찍어 숏폼에 올리는 일은 열풍을 넘어 일상화됐다. 스스로 게임을 만드는 자발적 놀이 문화의 확장은 게임 UGC 플랫폼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가상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한 캐릭터 챗봇도 널리 유행하고 있다. 모두 참여형 IP팬덤이 주도한 트렌드다.
딜로이트(Deloitte)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82%가 소셜 미디어 및 팬들이 직접 만든 UGC(User Generated Content) 영상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고 입문한다. 2차 창작이 원작 IP의 생명을 연장하고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는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적극적 참여형 팬덤’을 어떻게 잘 수용해 내느냐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자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삼정KPMG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시대 콘텐츠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팬덤을 단순 소비자가 아닌 생산·확산·수익화의 능동적 주체로 전환시키는 데 있으며, IP, 크리에이터, 팬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참여형 생태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하느냐가 향후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앞다퉈 ‘팬덤 참여형 생태계’ 구축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실행 과정은 원활하지 않다.
스포티파이(Spotify)는 유니버셜 뮤직 그룹(UMG)과 협력해 아티스트의 음원을 기반으로 한 AI 리믹스 기능을 준비 중이나, 아직 정식 출시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디즈니(Disney)는 오픈AI와의 제휴를 통해 AI 기반 2차 창작 플랫폼을 구상했으나, 오픈AI의 영상 생성형 AI 프로젝트 변화 등으로 인해 실행이 지체되고 있다.
'저작권 침해', 팬덤경제 확산의 최대 리스크
팬덤에 의한 IP 확산은 ‘자유로운 2차 창작’이라는 환경이 바탕이 돼야 원활해진다. 하지만 원작자의 저작권 보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가치다. 원작자의 허락 없는 2차 창작물은 언제든 제재나 삭제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실제, 애니메이션 더빙 콘텐츠로 인기를 끌었던 유명 유튜버 유준호는 한때 구독자수가 112만명에 달했으나 ‘귀멸의 칼날’ 더빙 영상에 대한 소니 측의 저작권 침해 제기로 하루 아침에 유튜브 채널이 폐쇄되는 상황을 맞았다.
IP 팬덤의 상호작용 참여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캐릭터 AI 챗봇 서비스가 크게 유행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저작권자 이용 허락 없이 제공될 경우 언제든 삭제될 수 있다. 캐릭터.AI(Character.ai)의 경우, 디즈니, DC코믹스, 워너브라더스 캐릭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수백만명 규모의 캐릭터 챗봇이 예고 없이 대거 삭제됐다.
국내 서비스 업체 제타의 경우 웹툰 IP 챗봇이 범람하면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리디,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웹툰 플랫폼 6곳으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저작권 침해 및 무단 도용’ 리스크가 팬덤경제 확산을 제약하는 거대한 산이 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어스(byUs). ⓒ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창작자 중심 철학+AI기술력 바탕 팬덤 참여형 생태계 구축
이처럼 저작권 침해 우려 및 기술적 한계 등으로 글로벌 빅테크와 빅엔터사들의 팬덤 참여형 생태계 구축이 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네이버웹툰은 발 빠르게 돌파구를 마련했다. 올해 6월과 7월 연이어 론칭한 ‘컷츠메이크(Cuts Make)’와 ‘바이어스(byUs)’가 그것이다.
컷츠메이크(Cuts Make)는 저작권 걱정 없이 팬들이 최애 웹툰 캐릭터로 밈(Meme)이나 뮤직비디오 등 숏애니메이션을 간편하게 만들어 자체 숏애니 플랫폼인 컷츠(Cuts)에 손쉽게 업로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제작 도구다.
원작 작가의 명시적 동의와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원작의 가치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팬들에게는 좋아하는 캐릭터로 2차 창작의 자유를 제공하는 ‘안전한 놀이터’를 구축했다.
바이어스(byUs)는 팬들이 원작자가 승인한 공식 IP 기반 스토리의 주인공이 돼 나만의 서사를 전개하거나, 원작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팬들이 다양한 세계관을 만들어 원작 캐릭터를 다양하게 확장해 즐기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스토리챗 서비스다.
이들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작자 동의’를 통해 저작권 리스크를 해소한 혁신적인 ‘팬덤 참여형 생태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지영 성균관대 경영대학 교수는 “무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팬덤 시장에 어떤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원작자 동의 기반 AI 전략은 변화한 IP팬덤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저작권 침해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모델로 격화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제공해줄 미래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