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보다 잠잠해진 비트코인…뒤바뀐 ‘위험자산’ 공식
입력 2026.07.21 07:07
수정 2026.07.21 07:07
코스피 한 달 새 20% 급락…비트코인은 0.7% 하락
내재변동성도 코스피 81%·비트코인 38%로 역전
현물 ETF 기관 자금 확대…AI 쏠림·레버리지가 희비 갈라
미국 현물 ETF 도입 이후 기관 자금의 영향력이 커진 비트코인이 최곤 AI·반도체주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로 출렁인 코스피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극심한 가격 변동의 대명사였던 비트코인이 최근 코스피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이후 기관 자금이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인공지능(AI)·반도체주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된 코스피의 변동성은 오히려 비트코인을 추월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일 6542.92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4.07% 하락한 수치다.
최근 한 달간 하락률은 20.19%에 달한다.
한 달 전 기준가인 8545.98에서 2000포인트 넘게 밀렸다.
두 달 전과 비교해도 14.54% 하락했다.
반면 비트코인의 지난 20일 기준 최근 한 달간 등락률은 마이너스(-) 0.9%에 그쳤다.
코스피가 큰 폭으로 출렁이는 동안 비트코인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다만 주식시장과 달리 비트코인은 정해진 개장·폐장 시간 없이 24시간 거래되기 때문에 두 자산의 수익률을 동일한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최근 한 달 동안 나타난 가격 움직임만 놓고 보면 비트코인이 코스피보다 좁은 범위에서 거래됐다.
옵션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에서도 이 같은 역전 현상이 확인됐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인용한 볼멕스 자료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옵션 기반 30일 내재변동성을 나타내는 BVIV는 최근 연율 약 38%를 기록했다.
코스피의 30일 내재변동성은 연율 81%까지 치솟았다.
옵션시장이 코스피의 향후 가격 변동 위험을 비트코인보다 두 배 이상 크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가격 변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격 급등락에 대비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 헤지 수요가 커질수록 내재변동성도 높아진다.
그동안 비트코인은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와 파생상품 시장의 레버리지에 따라 가격이 급격히 움직이는 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2024년 1월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가 도입된 이후 비트코인 시장의 자금 구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개인투자자와 가상자산 파생상품 중심이었던 시장에 기관투자자의 자산배분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요 기반이 넓어졌다.
위험관리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 자금이 늘어나면서 과거와 같은 급격한 가격 변동도 일부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비트코인도 현물 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면 하락 압력을 받는다.
다만 가격을 움직이는 중심축이 개인의 투기적 수요에서 기관 자금의 유출입으로 옮겨가면서 시장의 움직임도 이전과 달라졌다는 평가다.
반면 최근 코스피의 변동성을 키운 배경에는 AI·반도체주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가 자리하고 있다.
AI 산업의 성장 기대에 힘입어 일부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투자 열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자 주도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여기에 레버리지 ETF 등을 통해 상승에 베팅했던 개인투자자의 포지션이 청산되면서 지수 하락 폭은 더욱 커졌다.
비트코인은 기관 자금 유입으로 변동성이 완화된 반면, 코스피는 특정 업종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두 시장의 위험도 공식도 뒤바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이 코스피보다 안정적으로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 안전자산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현물 ETF 도입 이후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기관 자금의 영향력이 커진 반면 최근 코스피는 특정 업종에 대한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