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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억 근저당 논란…“적법한 잔금 담보” vs “대출규제 꼼수”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07.21 16:08
수정 2026.07.21 16:09

이재명 대통령, 분당 아파트 29억원 매각…17억원대 근저당 설정

대출 규제 강화 속 꼼수 거래 지적…정책 형평성·신뢰 논란

이재명 대통령.ⓒ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수인들을 채무자로 한 17억원대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금융권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개인 간 채권·채무 방식을 활용했다며 ‘규제 우회’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기 전에 소유권을 넘겨받으면서 미지급 잔금을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적법한 거래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21일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공동 소유했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는 지난 14일 29억원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소유권은 이틀 뒤인 16일 매수인 2명에게 이전됐다.


소유권 이전과 함께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로 하고 매수인 2명을 채무자로 하는 근저당권도 설정됐다. 채권최고액은 매매가격의 약 61%인 17억7000만원이다.


해당 거래 사실이 알려진 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거래 방식을 비판하거나 풍자하는 게시물이 잇따랐다.


한 이용자는 “근저당을 그렇게 큰 금액으로 설정해 판 것이라면 완전히 매각한 것으로 볼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들은 “눈 가리고 아웅 격이다”, “대출 규제로 일반 국민은 집을 사기 어려운데 대통령은 다른 방식으로 거래했다”, “내로남불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금융권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매수인이 매도자에게 매매대금을 빌리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면 된다는 내용의 풍자 글도 공유됐다.


정부가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을 강하게 제한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부부가 사실상 매도자 금융과 유사한 방식을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일부 이용자는 “일반인도 같은 방식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것이냐”며 거래 방식의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이번 근저당권은 매수인에게 돈을 직접 빌려준 대출이 아니라 미지급 매매대금을 보호하기 위한 담보라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매수인은 잔금을 모두 지급하기 전에 소유권을 먼저 넘겨받았다. 이 경우 매도인은 아직 받지 못한 잔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주택 소유권을 넘겨주는 위험을 부담하게 된다.


근저당권은 매수인이 약속한 날짜까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매도인이 해당 부동산을 통해 채권을 회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안전장치다. 매매 당사자가 소유권을 먼저 이전하고 잔금을 나중에 지급하기로 합의하는 것과 이를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한 거래 방식이다.


이 때문에 실제 매매계약과 등기 내용이 일치하고 실거래 신고와 세금 신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근저당권 설정 자체를 위법이나 편법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온다.


근저당권은 채무자가 약정한 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하는 권리다. 채권최고액은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금액의 상한으로 실제 채무액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매매대금 일부를 나중에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행위도 그 자체로 불법은 아니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주택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주택가격이 15억원 이하이면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이면 최대 4억원이다.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최대 2억원으로 제한된다.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인 LTV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인 DSR 등은 금융회사 대출에 적용되는 규제다. 매도자가 받지 못한 매매대금을 채권으로 두고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개인 간 거래에는 같은 방식으로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


때문에 온라인에서 제기되는 ‘규제 우회’나 ‘편법 거래’ 주장은 법적 판단이라기보다 정부 정책과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비판에 가깝다.


이 같은 비판은 정치권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들이 부동산 대출 규제로 힘들어하자 이 대통령께서 친히 해법을 내놓으셨다”고 적었다.


이어 이번 거래를 “매도자 대출, 더불어근저당”이라고 표현하며 “자금 출처 소명에 ‘더불어근저당’이라고 쓰면 된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상에 이런 부동산 거래가 다 있구나, 이런 식으로 대출 규제를 피하는 꼼수도 있구나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일반인은 은행권 대출이 사실상 막혀버렸는데 누구는 편법 사금융으로 집을 샀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하필 그런 복잡한 조건을 가진 매수자를 찾은 것인가”라며 매수인 선정 과정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번 근저당권 설정이 매수인의 개인적인 자금 사정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매수인은 기존에 보유한 주택을 처분해 오는 10월 말까지 잔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잔금 지급이 완료되면 근저당권도 말소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 거래라는 주장에 대해 “매수인의 개인적 사정에 따른 정상적인 거래”라고 반박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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