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그 얘긴 나중에" "섭섭"…李대통령·오세훈, 부동산 두고 '신경전'(종합)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7.14 19:00
수정 2026.07.14 19:00

李·吳, 민선 9기 출범 후 첫 국무회의서 대면

李, '서울 주택 행정' 꺼낸 吳에 "그 얘긴 나중에"

吳, 부동산 발언 신청에 한성숙 "서류로 받겠다"

吳 "의도적 패싱 아니겠지만, 매우 안타깝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 제출 관련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선 9기 지방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 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오 시장의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토론을 진행하던 한 총리에게 "총리님, 저 서울시장이 말씀을 좀 드려도 되겠느냐"며 발언 기회를 신청했다.


하지만 한 총리는 "이 건에 대해서는 국민 대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니, 그냥 넘기면 좋겠다. 시장님이 (말씀) 주실 것은 서류로 받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오 시장의 발언 기회를 차단했다. 오는 23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부동산 대토론회'가 열린다. 이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에 앞서,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는 14일부터 16일까지 각각 공급·금융·세제에 관한 토론회를 연다.


오 시장은 준비한 보고서를 김용범 정책실장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윤덕 국토부 장관에게 전달했다면서 "오늘 발언 기회 안 주실 것 같으니까 보고서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고서를 내시면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금 공급 물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됐는지 현황 보고도 넣어달라"고 주문했고, 오 시장은 "(보고서에) 들어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말미에 의안 심의를 위해 비공개로 전환하기에 앞서 오 시장에게 "당선을 축하드린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간단하게 인사 말씀을 하시라"고 발언 기회를 줬다.


이에 오 시장은 "오랜만에 국무회의에 들어왔다"며 "대한민국 수도 서울시의 발전과 서울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관계 부처에서 많이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조금 아쉬운 것은 부동산 관련 대책 회의가 여러 차례 준비가 돼 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국무회의에서 꼭 여러 위원님 모시고 그동안 서울시의 주택 행정과 관련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오 시장의 말을 끊으면서 "그 얘기는 나중에 하시죠"라며 만류했다.


오 시장이 "보고서에 불편한 내용도 들어있지만, 꼭 일독해서 다양한 의견이 균형 있게 채택됐으면 좋겠다. 말씀드릴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재개발·재건축이 왜 그렇게 많이 지연되고 있는지 그 이유나 대책도 담아 달라"고 재차 주문했다. 이에 오 시장은 "소상하게 작성해서 보고서에 담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언론 공지를 통해 "오 시장으로부터 부동산 정책 건의서를 받았다"며 "관련 비서관실에서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과의) 별도 면담 일정 계획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세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오 시장은 "국무회의는 갑론을박이 있어야 하는 자리인데 보고서만 전달하고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해 상당히 섭섭했다"며 "다만 이를 의도적인 패싱(배제)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거부감 없게 (건의안을) 잘 전달해 드리고 싶었는데, 관철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 주택시장 상황에 대해 "매매가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까지 한꺼번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상승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제는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재산세·종부세 과표 구간 조정 등을 담은 30쪽 분량의 부동산 관련 건의 사항을 담은 자료를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에 제출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