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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장 '운명의 12월'…견고한 실적에도 변수에 '긴장'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7.07 07:07
수정 2026.07.07 08:52

실적 합격점인데 지배구조가 변수

내부통제·지주 거취 속사정 복잡

'2+1 관례' 깨지나…은행권 촉각

5대 은행장이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동시에 만료되면서 은행권 인사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임 기간 대부분 견고한 경영 실적을 달성하며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와 지배구조 개편 등 대내외 변수가 부각되면서 향후 거취를 예단하기 어려워진 모양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호성 하나은행장·정진완 우리은행장·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모두 오는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이들의 연임 가능성을 비교적 높게 점쳤다.


각 은행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경신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은 올해 들어서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탄탄한 이익 창출 능력을 증명해냈다.


첫 2년 임기 후 성과에 따라 1년을 연임하는 은행권의 오랜 '2+1년' 관례를 감안할 때, 대다수 은행장이 첫 임기를 마치는 시점인 만큼 조직 안정과 경영 연속성 차원에서 연임이 순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안'이 변수로 급부상했다.


당국은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개편안을 준비해왔다.


개편안은 당초 지난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부처 간 세부 조율 등으로 인해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안의 구체적인 수위와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각 금융지주 이사회의 행장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일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가이드라인이 까다로워질 경우 기존의 연임 관례가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 은행의 내부 속사정과 맞물린 개별 변수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리딩뱅크를 유지 중인 국민은행의 경우 이환주 행장이 지난해 취임 이후 업계 1위 지위를 확고히 다진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지주 회장이 바뀌느냐에 따라 은행장 자리까지 함께 바뀌는 연쇄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조직 안정과 실적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내며 3연임 도전에 나선다.


경영 능력면에서는 합격점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금융당국이 CEO의 장기 집권을 경계하고 있다는 점이 교체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1년 전보다 12% 개선하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2015년 외환은행과 합병 후 초대 행장이었던 함영주 회장 사례를 제외하면 역대 행장들이 연임에 성공한 전례가 전무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반면 내부통제 시스템 정상화에 주력했던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잇따른 금융사고 수습에 기여했으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4% 감소하며 실적 면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최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어, 상반기 실적 반등 여부가 향후 연임 가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농협은행은 관례상 2년 임기가 끝나면 수장을 교체해왔다.


강태영 행장 역시 이 같은 전례에 더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본격화된 범농협 차원의 고강도 인적 쇄신과 개혁 기조가 맞물리면서 연임 전선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성적표와 책임경영 체제를 강조하면서 이번 인사의 가장 엄격한 잣대가 될 것이라 내다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실적에 더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내부통제 역량이 핵심 변수가 됐다"며 "곧 발표될 당국의 개편안 수위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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