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X, 2분기 영업익 1조도 못 낸듯…칩플레이션 직격탄
입력 2026.07.07 09:20
수정 2026.07.07 09:26
메모리 가격 급등에 원가 부담 심화…하반기 판가 인상 수순
신규 폼팩터·공급망 다변화 전략에도 연간 영업익 급락 불가피
갤럭시 와이드폴드 예상도ⓒ안드로이드 헤드라인
삼성전자의 2분기 모바일(MX) 사업부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심화된 영향이다.
당분간 칩플레이션(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완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치솟는 부품 원가를 방어하기 위한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의 가격 정책,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잠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9.31%, 1810.26% 증가한 수치다.
이날 삼성은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반도체(DS) 부문에서 대부분의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공격적 가격 인상 정책을 주도하며 경쟁사 대비 높은 수준의 blended ASP(제품 믹스를 반영한 평균판매단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HBM(고대역폭메모리) 역시 HBM4의 선제적인 출하를 통해 보다 우호적인 blended ASP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서버 수요 쏠림으로 촉발된 칩플레이션 현상이 모바일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며 완제품을 만드는 MX 사업부는 직격탄을 맞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AI 서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자원이 소비자용 전자제품보다 AI 서버에 우선 배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와 전력관리반도체(PMIC), 금과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완제품 제조원가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가 급등에 최근 애플은 맥북과 일부 아이패드 가격을 모델별로 100~300달러 인상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가격 인상 이유로 메모리 및 저장장치(스토리지) 칩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들었다. AI 서버 업체들까지 LPDDR 메모리 확보 경쟁에 가세하면서 공급 제약, 비용 상승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비용 부담 급증으로 메리츠증권은 MX/NW 사업부가 2분기 1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외 기타 사업부 실적은 2분기를 기점으로 극명하게 희비가 갈리기 시작한다"면서 "세트 사업은 메모리 등 부품원가 비중이 급격히 상승하는 가운데 향후 '판가 인상→판매량 축소'의 '내구재화' 변모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으로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과 DB증권은 각각 0원, 4000억원, 삼성증권과 iM증권은 7320억원, 9520억원으로 증권사별 전망치 편차가 컸지만 1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분석은 일치했다.
갤럭시 Z 폴드8 예상 이미지ⓒ안드로이드헤드라인
애플조차 메모리·스토리지 칩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제품 믹스 고도화, 신규 폼팩터 흥행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신규 폼팩터의 경우 부품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기존 폴더블 제품군에 더해 '갤럭시 와이드 폴드(Galaxy Wide Fold)'를 이달 언팩에서 공개한다. 이에 따라 올해 폴더블 라인업은 갤럭시 Z 폴드8,갤럭시 와이드 폴드, 갤럭시 Z 플립8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는 S 시리즈 울트라에 해당하는 Z 폴드 8 가격이 300만원을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스페인 경제지 신코디아스(CincoDías)는 갤럭시 Z 폴드 8의 256GB 가격이 1999 유로(약 350만원)로 300만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후 신규 폼팩터에는 핵심 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병행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팀 쿡 CEO는 WSJ 인터뷰에서 중국산 반도체 도입 가능성 질의에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everything has to be on the table)"고 언급하며 특정 공급처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신규 폴더블 라인업에서 자사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삼성전자는 폴드 7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갤럭시 Z 플립 7에는 '엑시노스 2500'를 각각 탑재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엔 판가 인상 및 프리미엄 제품 믹스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칩플레이션 여파를 감내하기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연간 MX사업부 영업이익이 4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했다.
증권사별 추정치는 메리츠증권 3000억원, 대신증권 1조8190억원, DB증권 2조원, iM증권 3조1450억원, 삼성증권 3조4100억원, 유진투자증권 4조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