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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글, 시적인 힘 있어"…이자벨 위페르의 '한국 사랑'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07.03 19:45
수정 2026.07.03 19:45

뱀파이어 재해석한 신작 소회 "모국에만 있었다면 모노톤 됐을 것…늘 독창적인 모험 원해"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 영화계의 뮤즈, 이자벨 위페르가 부천에서 한국 문화예술을 향한 깊은 경의와 애정을 표했다.


이자벨 위페르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3일 오후 경기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 문화홀에서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 초청된 이자벨 위페르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BIFAN에서 공로상을 거머쥔 이자벨 위페르는 "이번에 처음 오게 됐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시고 함께할 수 있어서, 그리고 부천에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너무나 기쁘다"며 환한 미소로 첫 소감을 전했다.


이번 부천영화제에서 선보인 '블러드 카운테스'에 대해서는 배우로서의 실험 정신과 장르물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독일의 거장 울리케 오팅거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역사 속 인물인 바토리 백작부인을 재해석한 독창적인 뱀파이어 연기를 선보인다.


기존의 전형적이고 무서운 뱀파이어 캐릭터와의 차별점에 대해 위페르는 "감독님의 매우 개인적이고 바로크적이며 코미디적인 터치가 가미된 캐릭터"라며 "수많은 소녀를 살해하고 감옥에 갇혔던 무시무시한 인물을 재해석했다. 영원하다는 매력을 더해, 지구에서 활동하던 뱀파이어가 상상 속으로 떠나며 마무리되는 작품으로 이해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자벨 위페르 ⓒ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올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진행될 한국 문화예술과의 특별한 협업 소식이었다. 올해 아비뇽 페스티벌은 한국을 주빈국(특별 초청국)으로 선정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자벨 위페르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을 직접 읽는 낭독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강 작가의 글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위페르는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신 직후에 책을 바로 읽어보았다. 가장 먼저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고, 이후 '채식주의자'도 읽었다"며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또한 작품의 배경이 된 제주 4·3 사건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의 역사적 비극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몰랐던 사실들을 서양인의 입장에서 처음 접했을 때 매우 강렬한 감정들을 느끼게 됐다"며 "한강 작가의 글에는 매우 시적인 힘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교황청 안틀에서 배우 이혜영 씨와 함께 특별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이자벨 위페르의 한국 영화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위페르는 "한국의 홍상수 감독님과는 세 번에 걸쳐 협업을 진행했는데, 정말 멋진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한국 영화는 매우 강하고, 프랑스 역시 항상 한국 영화를 깊이 사랑해 왔다"며 "우리 양국 영화계 간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나는 언제든 또 다른 한국의 감독님들, 그리고 아시아의 창작자들과 함께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열린 태도를 보였다.


위페르는 "영화는 드넓은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예술이다. 만약 내가 모국에만 계속 남아서 영화를 찍었다면 제 작품들은 조금 더 모노톤해졌을 것"이라며 "카메라 앞에서는 어느 문화권이든 결국 똑같은 즐거움을 공유하고 같은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그렇기에 저는 앞으로도 개성 있는 오리지널 모험을 계속하고 싶다"며 멈추지 않는 여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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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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