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가격 올리고, BYD는 눈 돌렸다…보조금이 가른 전기차 전략
입력 2026.07.02 13:47
수정 2026.07.02 13:47
7월 보조금 개편 첫날 엇갈린 수입차 전략
테슬라, 안정권 진입 직후 최대 700만원 인상
BYD는 '3750만원' 씨라이언6 DM-i로 가격 공세
테슬라 모델 Y ⓒ테슬라
7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이 수입차 브랜드의 전략을 갈랐다. 테슬라는 보조금 지급 안정권에 들어서자마자 주력 차종 가격을 올렸고,BYD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를 서둘러 출시하면서다. 보조금 개편이 한쪽에는 가격 인상의 명분을, 다른 한쪽에는 전기차 밖 우회로를 만든 셈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일부터 모델3와 모델Y 일부 트림의 국내 판매가격을 최대 700만원 인상했다.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 RWD는 기존 5299만원에서 5999만원으로 700만원 올랐고, 모델3 RWD와 모델3 퍼포먼스는 각각 500만원 인상된 4699만원, 6999만원으로 조정됐다. 모델Y 프리미엄 롱레인지 AWD와 모델YL도 각각 6699만원, 7299만원으로 300만원씩 올랐다.
테슬라의 가격 인상은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브랜드를 공개한 직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7월 1일부터 평가를 통과한 제작·수입사에 한해 전기차 보조금 사업 참여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평가에는 총 35개 업체가 참여했고 이 중 27개 업체가 최종 선정됐다. 승용 부문에는 현대차, 기아, 테슬라코리아,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볼보자동차코리아, 폭스바겐그룹코리아, 폴스타코리아 등이 포함됐다. BYD는 승용 부문 선정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테슬라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조정이며, 보조금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보조금 리스크가 해소된 직후 가격을 올렸다는 점에서다. 정부 보조금이라는 구매 안전판이 유지된 만큼 가격을 일부 올려도 수요 이탈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다.
실제 테슬라는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강한 수요를 확인한 브랜드다. 올해 1~5월 국내 시장에서 테슬라는 4만502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50.8% 증가했다. 이 중 모델Y는 3만4171대, 모델3는 8447대가 팔렸다. 특히 모델Y는 지난 5월 단일 모델 기준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국내 판매 1위에 올랐다.
BYD코리아가 2026부산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씨라이언6 DM-i’ⓒ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반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 BYD는 다른 길을 택했다. BYD는 지난달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씨라이언 6 DM-i'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전기차가 아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출시를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BYD의 승부수는 역시 가격이다. 씨라이언 6 DM-i는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PHEV SUV지만, 가격은 3750만원으로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SUV와 직접 비교가 가능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단순히 전기차 보조금에서 빠진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와 하이브리드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다만 보조금 개편의 취지가 시장에서 그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보조금 안정권에 든 테슬라가 곧바로 가격을 올리면서, 세금으로 지원한 혜택이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번 개편이 결과적으로 테슬라의 지배력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실상 유일한 가격 경쟁자였던 BYD가 보조금 대상에서 빠지고, 지커 등 후발 중국 브랜드도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테슬라로서는 가격을 올리고도 수요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점이 가장 큰 공급망 기여도 항목이 국내 생산·국산 부품 중심으로 설계돼 결과적으로 중국 업체만 걸러지게 됐다"며 "국내 전기차 생태계 보호라는 취지의 보조금 개편이 특정 브랜드의 독주로 이어지는 그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