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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미국에 돈 쏟아붓던 셀트리온, 충청권 2조 투자까지?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07.02 14:05
수정 2026.07.02 18:23

현금 및 현금성자산 500억원대 셀트리온제약, 2조 투자 발표

모기업 셀트리온도 이미 수조원 투자 집행 중

이재명 정부 임기 말 착공, 퇴임 후 2년 지나 가동

셀트리온제약 본사 전경.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이 ‘본진’인 인천 송도공장 증설과 미국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한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공장 인수 및 확장에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집행 중인 와중에 자회사 셀트리온 제약을 통해 ‘충청권 2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제약은 현금성자산 500억원대에 연간 영업이익도 500억원대에 불과한 수준이라 현실적으로 무리한 계획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셀트리온제약은 2일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충청권에 2조원을 투자해 의약품 생산시설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영호 셀트리온제약 사장은 “셀트리온제약은 글로벌 수준의 품질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자 사전충전형주사제(PFS) 생산시설에 추가로 투자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기존 2000만 실린지에 5000만 실린지를 더해 총 7000만 실린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먼저 1단계로 2032년까지 1조원 규모를 투자한다고 했다. 2028년 설계, 착공을 시작해 2032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이후 1단계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추가 1조원 규모의 2단계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셀트리온제약은 지난해 5364억원의 매출과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제약사다.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68억원 수준이다. 장기 플랜이라고는 하지만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셀트리온제약 지분 54.99%를 보유한 모회사 셀트리온까지 포함한 전체 기업집단 차원에서 봐도 현 시점에서의 2조원 투자계획은 쉽게 결정할 수준이 아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미국 관세리스크 대응을 위해 3억30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5123억원)를 들여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을 인수한 데 이어, 기존 6만6000ℓ의 설비를 14만1000ℓ까지 증설하는데 추가로 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본사가 위치한 인천 송도 캠퍼스 내에도 총 18만ℓ 규모의 4·5공장을 동시에 증설하기로 했다. 여기 투입되는 비용은 1조2265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7889억원에 달하고 연간 조단위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셀트리온에게 기존 투자계획은 다소 공격적일지언정 위험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자회사 셀트리온제약이 2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세우며 ‘비빌 언덕’의 역할을 하기엔 충분치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오늘 발표된 내용은 우리가 충북 오창과 충북 진천에 공장을 두고 있어, 충청권을 발전시키겠다는 정부 기조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신규공장 건설이 될지, 증설이 될지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고, 그 정도 금액(2조원) 투자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유 사장이 밝힌 바에 따르면 투자가 구체화되는 시점은 2년 뒤인 2028년이다. 이때부터 설계를 시작하고 착공에 들어가 지금으로부터 6년 뒤인 2032년이 돼서야 전체 투자계획의 절반이 마무리된다. 이때까지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알 수 없고,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역대 정권에서 기업들을 줄세워 발표한 투자계획이 100% 집행된 사례를 본적 있느냐”면서 “정부에서 이벤트(이번 국민보고회와 같은)를 열면 기업들은 정부 기조에 따르는 모양새를 갖추고 총수의 ‘면’을 세우기 위해 최대한 공격적인 숫자를 내놓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고 전혀 근거 없는 허무맹랑한 숫자를 내놓는 것은 아니지만, 정권이 바뀌면 현실적으로 조정하거나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제약의 1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도 2년이 지난 시점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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