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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다음도 ‘깜깜이 선거?’ 어디서부터 뜯어 고쳐야 하나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6.07.02 09:21
수정 2026.07.02 10:55

이재명 대통령 등 각계각층서 선거 제도 개혁 필요성 강조

협회장 선거, 기존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뀔지 관심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당선된 정몽규 회장이 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32강 토너먼트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한국 축구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뿌리부터 제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제도부터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때마침 감독 선임 절차 공정성 논란으로 문체부 감사·행정소송에 승부조작 축구인의 기습 사면 시도 등으로 여론이 악화됐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나기로 발표하면서 당장 축구협회장부터 잘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북중미월드컵을 끝으로 자진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2013년 취임한 뒤 올해까지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13년 장기집권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됐다.


당장 한국 축구는 새로운 수장부터 다시 선출해야 한다.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인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회장을 새로 선출해야 한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100인에서 300인 사이의 선거인단이 회장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대표, 전국 연맹대표 등 대의원을 비롯해 선거관리규정에서 정하는 선수, 심판 등으로 구성된다.


축구협회 정식 등록 선수가 10만명이 넘는 걸 고려하면 협회원들의 의견 전체가 반영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이로 인해 축구협회장 선거는 일명 ‘체육관 선거’, ‘깜깜이 선거’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2월 치러진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 당시에는 192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183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그 결과 무효표 1표를 제외한 유효투표 182표 가운데 정몽규 회장이 무려 156표를 가져가며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만 해도 정몽규 회장의 4연임에 부정적인 여론이 컸음에도 결과는 그의 압승이었다.


이에 특정인의 영향력이 작용하기 쉬운 구조를 바꿔 선거인단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선거 방식을 간선제서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지난달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국 축구 산업에서 활동하는 인구가 등록 기준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안다. 거기서 200명 정도로 (투표)한다는 것이 대의의 개념인가”라며 “민심의 굴절이나 왜곡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현재와 같은 190여 명 규모의 선거인단이 차기 회장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렇게 된다면 정 회장이 물러나도 기존 기득권 축구인들의 영향력 아래서 새로 선출되는 회장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30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뒤 홍명보 전 감독 등과 함께 귀국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관을 바꾸면 되지 않냐고 반문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한축구협는 대한체육회 산하 회원단체인 만큼 선거제도 역시 대한체육회 정관을 따라야 한다.


실제 대한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 규정'은 각 종목 단체 회장 선출 방식과 관련해 대의원, 선수 또는 선수였던 사람, 지도자, 심판, 동호인 등 100명 이상 300명 이하로 회장 선출기구를 구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몽규 회장이 대한체육회의 협조를 얻어 축구협회 정관을 먼저 개정한 뒤 사퇴한다면 새로운 절차에 따라 후임 회장을 뽑을 수 있다.


또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어 개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생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엑스(X)를 통해 “체육 단체는 대의원에 의한 소수 간접선거제가 아니라 관련 체육인 모두에 의한 직선제를 도입하도록 행정지도를 하도록 지시했는데 잘 이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역시 SNS에 “어디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는지, 무엇이 우리의 발목을 잡은 근원이었는지, 그동안 숱하게 이야기해온 수많은 논의들을 정리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개혁 의지를 밝혔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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