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트럼프 '유권자 시민권 증명 의무화' 제동… "대통령 권한 아니다"
입력 2026.06.25 02:00
수정 2026.06.25 07: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해 온 유권자 시민권 증명 의무화 정책에 다시 한번 제동이 걸렸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법원의 데니스 캐스퍼 판사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선거 관련 행정명령의 핵심 조항들에 대해 영구적으로 시행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문제가 된 조치는 유권자 등록 시 미국 시민권을 증명하는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시민권자가 아닌 사람의 불법 투표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법원은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선거 규칙을 변경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캐스퍼 판사는 판결문에서 미국 헌법상 선거 관리 권한은 주 정부와 의회에 있으며 대통령에게는 해당 권한이 부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앞서 내려졌던 가처분 결정을 영구 금지 명령으로 전환한 것이다. 소송은 민주당 소속 여러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연방정부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행정명령에는 시민권 증명 의무화 외에도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를 무효 처리하고, 연방 지침을 따르지 않는 주 정부에 대해 연방 자금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법원은 이 역시 대통령 권한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선거 부정 방지와 선거 신뢰성 강화를 위해 시민권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법원은 선거 제도 변경은 의회 입법이나 주 정부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하며 대통령 행정명령만으로 강행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전국 단위 선거 규칙 개편 구상은 또 한 번 법적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최근에도 연방법원이 유권자 시민권 확인을 위해 활용하려던 연방 데이터베이스(SAVE) 사용에 제동을 거는 등 선거 관련 정책에 잇따라 제동이 걸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