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택법안 서명 전격 보류…“투표법부터 처리하라”
입력 2026.06.25 04:06
수정 2026.06.25 07:29
주택난 해소 법안 제동…“주택보다 선거법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양자 컴퓨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통과한 초당적 주택 공급 확대 법안 서명을 돌연 보류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예정됐던 주택법안 서명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는 “절실히 필요한 SAVE AMERICA ACT가 통과될 때까지 오늘 예정된 주택법안 서명식은 취소된다”며 해당 법안을 “국가적 비상사태 수준의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법안은 '21세기 주택법(21st Century ROAD to Housing Act)'으로, 미국의 심각한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상원에서는 85대 5, 하원에서는 358대 32라는 이례적인 초당적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법안에는 주택 건설 과정의 환경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지방정부의 신규 주택 공급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대형 월가 투자기관이 단독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것을 제한해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 기회를 넓히는 조항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SAVE AMERICA ACT는 유권자 등록 시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선거 관련 법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이 법안 처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주택법안 서명을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더욱 의외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2주 전 백악관 성명을 통해 해당 주택법안을 “미국 역사상 가장 포괄적이고 중요한 주택 입법”이라고 평가하며 의회 통과를 촉구한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높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매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주택 업계는 수백만 채 규모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의회가 이번 법안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공급난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다만 법안 자체가 폐기되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상 허용된 10일 이내에 법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