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초반이면 바닥?"…은행 달러예금 보름 새 63억 달러 '쑥'
입력 2026.08.18 15:31
수정 2026.08.18 15:31
14일 만에 8조8000억원 ↑
향후 재상승 대비 저가 매수 수요
수출로 번 돈, 달러로 두는 기업
미국 달러화 지폐들이 쌓여 있다.ⓒ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주요 시중은행의 달러화 예금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400원대 초반을 환율 저점으로 인식한 개인 투자자들의 환테크 수요와 수출 대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묶어두려는 기업들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달러 쟁여두기가 외환시장 내 달러 공급을 줄여 환율 하락을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678억6472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615억2399만 달러) 대비 보름 만에 63억4073만 달러 급증한 규모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8조8000억원에 달한다.
달러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배경에는 개인과 기업의 뚜렷한 수급 동향이 자리한다.
개인 고객의 경우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내려앉자 향후 재상승에 대비해 달러를 저가 매수해 두려는 수요가 늘었다.
여기에 해외 주식 결제를 위한 대기 자금이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들 역시 수출 호조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예금 계좌에 예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 추가 상승 여지가 남아있다는 판단과 더불어, 향후 원자재 수입 결제 등에 직접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1415.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1410원대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시한 만료 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된 데다, 1410원 부근에서 대기 중이던 수입업체의 달러 매수 수요가 유입되면서 환율 하단을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와 반도체 업황 개선 등이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급 요인이 상하방을 동시에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세가 코스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고, 역외 커스터디 매도가 환율 하락을 견인할 수 있다"며 "엔화 개입 기대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 유입 역시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41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이 예상되지만 최근 외국인 국내 주식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며 "향후 1300원대 진입을 위한 흐름이 점차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주중 달러 강세 압력이 소폭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 기대감 속에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가 유입되며 위험 선호 심리가 원·달러 하방 압력을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잔존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러화의 완만한 반등 압력으로 인해 환율 하락 폭이 일부 되돌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인과 기업의 달러화 예치 급증이 원화가치 추가 상승을 가로막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공급돼야 할 달러가 시중은행 예금에 묶여 시장으로 출회되지 않으면 외환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야기해 원화 약세 압력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이 1400원대로 떨어지자 은행 달러예금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향후 추가 상승에 대비해 달러를 저가 매수해 두려는 수요가 몰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