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물러섰다"…이란 협상단장 승리 선언
입력 2026.06.24 23:58
수정 2026.06.24 23:58
"중동 질서는 역내 국가가 결정해야" 美 군사개입 비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22일 스위스의 한 공항에서 오만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 ⓒ텔레그램 캡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겸 협상단장이 미국과의 휴전·협상 합의를 두고 "미국의 패배 선언"이라고 주장하며 대미 강경 메시지를 내놨다.
24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이날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원국 의회연맹 회의 연설에서 최근 미국과 체결한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를 거론하며 "이 합의는 압력과 강요의 결과가 아니라 용감한 이란 국민의 저항과 힘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는 미국의 패배 선언이 됐다"고 강조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또 "이란 군과 국민의 저항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막대한 비용을 안겼다"며 전쟁과 협상 모두에서 이란이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출과 금융거래를 60일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후속 핵협상에 착수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핵사찰과 검증을 위한 제한적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미국의 '최대 압박' 정책 실패로 규정하며 정치적 승리로 해석하고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연설에서 중동의 안보 질서와 관련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중동의 정치·안보 질서는 역내 국가들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외부 군사세력의 기지는 안정이 아니라 불안정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 군대의 중동 철수는 우리의 전략적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레바논 문제와 관련해 "레바논 휴전은 이란 휴전만큼 중요하다"며 이란이 역내 동맹 세력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의 이번 발언은 향후 핵협상과 제재 해제 협상을 앞두고 이란 내부 결속을 다지는 동시에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은 이번 조치를 최종 합의가 아닌 임시 유예로 규정하고 있어 양측의 인식 차이는 앞으로 협상의 주요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