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한국산 자리 뺏는 ‘국산 둔갑’ 단속 강화
입력 2026.06.24 17:34
수정 2026.06.24 17:34
2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개최된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기관 협의회 후 단체사진(앞줄 오른쪽 5번째 하유정 심사국장) ⓒ관세청
외국산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수입 부품을 단순 가공한 뒤 한국산으로 유통하는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제조업 보호를 위한 단속 강화에 나섰다.
관세청은 2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광역시·도 등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2026년 상반기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기관 협의회’를 개최했다.
최근 저가 수입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수입 부품을 한국산으로 둔갑시켜 유통·수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이같은 불공정 행위에 대응하고 단속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개최됐다.
참석 기관들은 올해 상반기 단속 실적과 위험 동향을 공유했다. 이어 국내 제조업 보호와 공정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제조업 중심의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주요 원산지 표시 위반 사례도 공개됐다.
관세청은 외국산 반제품 형태 조명기구를 수입한 뒤 일부 가공만 거쳐 한국산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국산으로 표시해 판매한 업체를 적발했다. 적발 물량은 44만개, 규모는 115억원 상당에 달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군부대 민간 위탁급식업체가 외국산 식자재를 국산으로 속여 급식에 사용하고 국산 라벨을 부착해 납품한 사례를 적발했다. 규모는 약 109톤, 4억2000만원 상당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외국산 냉동 민물장어를 ‘당일 손질한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사례를 적발했다. 적발 물량은 72t, 금액은 26억원 상당이다.
서울시는 외국산 의류의 원산지 표시 라벨을 제거한 뒤 한국산 표시 라벨을 부착해 판매한 사례를 적발했다. 적발 수량은 1124점이다.
각 기관은 단속 사례와 수사 기법을 공유하는 한편 배달앱과 포털사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 방안도 논의했다. 기관 간 합동 단속과 정보 공유 확대를 통해 단속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협의했다.
관세청은 수출입 자료와 지역 산업 정보를 활용해 단속기관 간 공조를 강화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저해하는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를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하유정 관세청 심사국장은 “원산지 거짓 표시와 국산 가장 수출은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국내 제조업체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기회를 빼앗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기관 간 단속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제조업 피해를 유발하는 원산지 위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