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이래도 되나"…'학폭 재판 노쇼' 권경애 탓에 유족 소송 종결
입력 2026.06.24 17:24
수정 2026.06.24 17:24
法 "위법성 중대하지만 항소취하 간주 효력 배제 못 해"
유족 측 "변호사가 소송 말아먹었는데 비용까지 부담"
권경애 변호사.ⓒ연합뉴스
학교폭력 피해자 고(故) 박주원양의 유족이 가해자 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이 권경애 변호사의 연속 불출석 탓에 재판을 다시 열 수 없다는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서울고법 민사8-2부(재판장 오영상)는 24일 박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학교폭력 가해자와 서울시교육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이 소송은 2022년 11월10일 항소취하 간주로 모두 종료됐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선고 전 "판결 결과와 별개로 이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원고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권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3회 연속 불출석함으로써 이씨의 항소가 취하 간주로 종결되도록 한 행위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위반한 것이고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항소취하 간주 효력은 배제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재판부는 "항소취하 간주는 민사소송법 268조의 요건 충족으로 법률에 의해 당연히 발생하는 효과"라며 "권 변호사의 고의·중과실 불출석 사정이나 이씨가 주장하는 대리권 남용만으로는 그 효력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소송 대리인 불출석 시 다음 변론기일을 당사자 본인에게도 송달해야 한다는 이씨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도 개선 차원에서 검토될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 항소취하 간주 효력을 배제할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경애 변호사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 피해 당사자인 이기철씨가 19일 서울 서초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열린 징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을 기다리고 있다. 2023.06.19.ⓒ뉴시스
이 사건은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2015년 숨진 박양의 어머니 이씨가 이듬해 가해자 부모와 서울시교육청, 학교법인 등 34명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2022년 1심은 가해자 부모 1명에 대한 5억원 배상 책임만 인정했고, 이씨는 나머지 피고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당시 대리인이던 권 변호사가 2022년 9~11월 항소심 변론기일에 세 차례 출석하지 않으면서 민사소송법상 항소취하 간주 처리됐고, 이후 약 5개월간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상고 기간마저 지나 판결이 확정됐다. 이씨가 올해 3월 기일 지정을 신청해 지난달 변론기일이 열렸으나, 재판부는 권 변호사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이날 소송 종료를 선언했다.
선고 직후 이씨는 법정에서 "변호사가 고의로 소송을 말아먹었는데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판사님들 부끄럽지 않으시냐"고 항의했다. 법정 밖에서도 "제기한 문제들을 하나도 인정하지 않고 심지어 소송 비용까지 부담하라고 했다. 법이 이래도 되냐"며 "국민이라면 구제받을 방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이씨가 권 변호사를 상대로 낸 별도 손해배상 소송에서 지난달 대법원은 위자료 6500만원 배상을 확정했다. 권 변호사가 써준 9000만원 지급 각서의 효력은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해 해당 부분은 서울중앙지법에서 다시 심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