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유한양행 60년 터전 윌로우하우스, 시민에게 통째로 내줬다
입력 2026.06.24 17:05
수정 2026.06.24 17:16
창업주 유일한 박사 '사회 환원' 정신 그대로
2년 연속 '매출 2조'… 다음 100년 출발선 올라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24일 오후 서울 대방동 윌로우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한보라 기자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로 돌려야 한다."(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
유한양행이 창립 100주년을 맞아 복합 문화 공간 '윌로우하우스(WILLOW HOUSE)'를 개관했다. 1960년대 초부터 사용해 온 옛 본사 건물을 시민에 개방해 누구나 들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다.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창업 정신을 다음 세대와 지역사회로 잇기 위해서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이사는 24일 오후 서울 대방동 윌로우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이 건물을 허물지 않았다. 오래된 구조를 그대로 보존하고 그 안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었다"며 "윌로우하우스는 유한양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일을 한 공간에 담아낸 곳"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경영 철학을 담은 포토존이 구비돼 있다. ⓒ한보라 기자
유한양행은 지난 1926년 서울 종로2가 덕원빌딩에서 출발했다. 대방동으로 거점을 옮긴 때는 국내 제약사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한 1962년이다. 윌로우하우스의 전신이 바로 이때 본사로 쓰던 건물이다. 유한양행은 옛 본사를 완전히 허무는 대신 뼈대를 그대로 활용했다. 대방동 이전 이후 35년 동안 임직원이 함께 성장해 온 본사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서다.
박찬환 유한양행 상무는 "이곳은 1962년부터 수십 년간 수많은 유한인이 일하고 고민하며 함께 성장해 온 본사로, 창업자 유일한 박사님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공간"이라며 "구사옥이 간직한 시간의 가치를 그대로 살리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윌로우하우스는 이 같은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공간이다. ⓒ한보라 기자
윌로우하우스는 이 같은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공간이다. 유 박사는 지난 1969년 친인척을 모두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고 국내 첫 전문경영인 체제를 세웠다. 세상을 떠날 때는 전 재산을 사회에 내놓기도 했다. 그 재산은 유한재단과 유한학원으로 이어져 지금도 국내 장학 및 사회사업에 쓰이고 있다.
미래 홍보관인 비전홀은 유한양행의 다음 100년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비전홀의 중심에는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가 놓여 있다. 렉라자는 2018년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드존슨(J&J)에 약 1조8700억원(9억55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L/O)됐다. 이후 2024년 국산 항암제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유한양행은 국내외 다양한 회사와 적극적으로 손잡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한다. 비전홀은 이런 협력 방식을 한눈에 보여준다. ABL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유한양행과 손잡은 제약사들이 분야별로 정리돼 있다. 역사를 담은 메모리얼 홀과 짝을 이뤄 한 바퀴를 돌면 유한양행의 과거와 미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셈이다.
렉라자는 2018년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드존슨(J&J)에 약 1조8700억원(9억55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L/O)됐다. ⓒ한보라 기자
윌로우하우스의 또 다른 축은 지역 주민에게 열린 윌로우 그라운드다. 카페와 음식점, 다목적홀을 갖춘 이 공간은 시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됐다. 유한 아카이브가 유한양행의 안을 들여다보는 공간이라면, 윌로우 그라운드는 지역사회로 손을 내민 공간이다.
국내에서 창립 100주년을 맞은 상장기업은 유한양행이 11번째다. 유한양행은 다음 100년의 목표로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내걸었다. 출발선의 성적표도 든든하다. 이미 2년 연속 '매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부터 렉라자 마일스톤도 순차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