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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밥값으로 술·담배 사고 생활비 충당…결식아동 지원체계 곳곳 구멍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6.24 10:00
수정 2026.06.24 10:00

사용 못한 급식비 171억원 소멸…사망·시설 입소 후에도 사용

부모·마트 업주 공모한 허위결제 적발…심야 사용액만 92억원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아이들의 식사를 위해 지급된 급식카드가 술·담배 구매와 생활비 마련에 쓰인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부모가 자녀 명의 카드를 자신의 식당에서 허위 결제하거나 마트 업주와 공모해 생활용품을 구매한 사례도 드러났다.


24일 국무조정실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182개 지방정부의 결식아동 급식카드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정 사용과 관리 부실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급식카드는 전국에서 약 15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표본 조사 결과, 서울·인천·부산·광주를 제외한 13개 광역시·도에서 급식카드로 술이나 담배를 구매한 사례가 확인됐다. 일반마트에서는 편의점과 달리 결제 차단 시스템이 없어 세제, 휴지 등을 구매하면서 담배나 맥주를 함께 결제하는 사례가 적발됐다.


부모가 자신의 가게에서 자녀 급식카드를 허위 결제한 사례도 드러났다. 55명이 약 1억7000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부모는 중학생 자녀의 급식카드로 자신이 운영하는 분식집에서 하루 사용 한도인 3만원씩 결제해 2022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1295만원을 허위 결제했다.


일부 부모들은 마트 업주와 공모하기도 했다. 급식카드를 마트에 맡겨둔 뒤 하루 한도인 4만원씩 허위 결제하고 실제로는 세제, 휴지 등 생활용품을 한꺼번에 구매한 사례가 확인됐다.


아동학대로 자녀가 보호시설에 입소한 뒤에도 부모가 카드를 사용한 사례는 14건이었다. 사망한 아동 명의의 급식카드를 사용한 사례도 1건 적발됐다.


카드 사용처도 급식 취지와 거리가 있었다.


지난해 1~8월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발급 카드의 약 14%인 2만1958장이 식사와 관련성이 낮은 업종에서 한 차례 이상 사용됐다. 카페에서 약 10억9100만원이 결제됐고 학원, 병원, 미용실 등 생활시설에서도 1억4400만원이 사용됐다. 술집, PC방, 만화방 등에서도 결제가 이뤄졌다.


심야 사용액도 적지 않았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 사이 결제된 금액은 92억700만원으로 전체 사용액의 4.4%를 차지했다.


지원금이 제대로 쓰이지 못한 사례도 많았다.


2024년 기준 급식카드 충전액 2207억4000만원 가운데 171억3000만원이 사용되지 못한 채 소멸됐다. 전체 충전금액의 7.8% 수준이다. 충전액의 10%도 사용하지 않은 카드는 4811개로 집계됐다.


정부는 일반마트에도 술·담배 결제 제한 시스템을 확대하고 부적정 업종의 가맹점 등록 제한, 심야 사용 제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행복e음 시스템 등록 의무를 강화하고 장기 미사용이나 부정 사용 의심 사례에 대한 점검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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