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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청년도, 결혼한 30대도…팍팍한 현실 타개 위한 ‘돈벌이’ [NOW 2.3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6.25 07:00
수정 2026.06.25 10:49

“월급 만으론 살 수 없어”…선택 아닌 필수가 된 재테크

주식 투자 뛰어 들고 리셀 시장 급성장...다양해진 관심

빚투 위험에 불법 가능성 상존…과제가 된 리스크 관리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 3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해 12월, 생애 처음 주식 계좌를 열었다. 지인의 투자 성공담을 들은 직후였다. 이직 준비생 B(32) 씨 또한 취업 공백기의 불안함을 채우기 위해 올해 1월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성공 경험이 있는 친구의 조언을 바탕으로 유튜브 채널, 챗GPT를 활용해 공부하며 조심스레 투자에 발을 들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익숙한 대기업이 투자처로 눈에 들어오면서 ‘주식은 위험하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걷히기 시작했다.


‘코스피 9000 시대’, 2030 청년들의 주식 애플리케이션(앱)은 이제 단순한 ‘자산 증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이 됐다.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현재, “열심히 일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절망에 빠진 청년들은 또 다른 ‘돈벌이’를 찾아 나서는 셈이다.


‘대박’을 꿈꾸지는 않더라도, 중고 물품 또는 한정판 물건을 재판매하는 재미와 재테크를 결합한 시도 등 현실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청년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 “결혼해도 지원 없으면 힘들어”…생존 위한 선택이 된 재테크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한국 경제는 심각한 양극화 상황에 직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인 가구에서 청년층 비중은 2020년 7.9%에서 지난해 15.2%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30대 이하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 개인 투자자는 2020년 315만 7283명에서 지난해 464만 2967명(한국예탁결제원 자료)으로 47.1% 늘었다.


결혼 후 재테크를 시작한 직장인 C(35) 씨의 고민도 비슷했다. “월급만으로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말한 그는 “결혼 이후에도 부모님께 지원을 받지 않으면 힘든 것이 요즘 2030세대”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생활비에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년 전부터 주식 투자에 뛰어든 직장인 D(34) 씨 역시 “물가상승률보다 임금상승률이 체감상 높지 않게 다가오는 것도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유튜브·SNS가 정보 창구…낮아진 진입장벽, “재미는 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주식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것도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 이직 준비 과정에서 주식을 시작했다는 B씨는 우선 챗GPT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친구가 챗GPT를 통해 정보 등을 분석해 투자 대상을 선택한 적이 있다. 이를 본 나도 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주식 유튜브도 인기다. 29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 중인 유튜브 경제 채널 ‘삼프로TV’의 경우 오전 8시 진행되는 라이브 방송에만 7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참여할 만큼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리스크’도 무시할 수는 없다. 청년들이 취약한 자본력을 만회하기 위해 빚을 내 투자(레버리지)하거나, 유튜브 등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는 ‘도박형 투자’에 대해선 경고가 꾸준히 이어진다.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국민의힘)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로부터 제출받은 ‘주차별·연령별 신용융자 잔고 현황’을 바탕으로 20대 ‘빚투’가 전체 연령대 평균 증가율인 1.96배를 웃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금융 지식이 부족하고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층이 주가 상승 분위기에 휩쓸려 단기간에 빚을 크게 늘린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일대에서 열린 일본 애니메이션 겸 게임 '포켓몬스터' 30주년 행사에 대규모 인파가 운집하며 행사가 중단됐다.ⓒ뉴시스

◆ 급성장하는 리셀 시장…합법과 불법 사이의 경계 ‘리스크’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에 판매자와 구매자가 몰리는가 하면, 한정판 물품을 판매하는 ‘리셀’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30 이용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리셀 및 중고 패션 앱 크림은 2025년 합산 기준 매출 397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팍팍해진 현실 속, 청년들이 ‘또 다른’ 돈벌이를 찾아나서고 있는 셈이다.


정보와 배움을 얻던 SNS를 통해 새로운 재테크 수단을 만나기도 한다. 한정판 제품 등 인기 있는 상품을 구매한 뒤 비싸게 되파는 행위를 뜻하는 ‘리셀’의 경우, 명품·한정판 상품이 재테크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그 소재가 한층 다양해졌다. SNS와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관심사’만 통하면 ‘리셀’이 가능해진 것이 그 배경이다.


직장인 E(33) 씨는 포켓몬 카드로 재테크를 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해외에서 리자몽, 피카츄 등 카드가 1장에 수억원에 팔렸다는 기사를 접한 뒤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수집하는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포켓몬 카드팩을 꾸준히 구매하면서, 희소성 높은 카드를 획득하면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재판매하거나 카드를 수년간 소장하며 가치를 키운다.


카드의 희소성에 따라 가치는 다르지만, 일부 카드의 경우 수십만원에 거래가 되기도 한다. 투자 수익으로는 크지 않지만 수집 욕구를 ‘즐겁게’ 채우며 재미와 재테크를 겸하는 것이 핵심이다.


티켓팅 재능을 수익으로 연결한 사례도 있다. 콘서트·뮤지컬·스포츠 등 예매 경쟁이 심한 티켓을 대신 잡아주는 사람을 뜻하는 ‘티켓 용병’으로 한동안 활동했다는 직장인 G(33) 씨는 “평소 티켓팅을 잘해 친구들을 도와주곤 했었다. 그러던 중 SNS를 통해 이것이 돈벌이가 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와 능력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시도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G씨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해서 부업을 한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취미 생활의 일부로 보는 면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리셀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리셀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악성 리셀러들은 시장을 교란하고 원제품 판매자에게는 손해를 끼친다는 비판이 이어져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G씨에 따르면 인기 아이돌 콘서트 티켓이 암표로 200만 원까지 치솟는 시장에서, 대리 티켓팅은 건당 10만원 선에서 거래되곤 한다. G씨는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큰돈을 얹어 되판 것은 아니지만, 돈거래가 이뤄지는 대리 티켓팅을 향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현재는 손을 뗐다.


취업과 월급 너머, ‘돈 버는 방식’을 다시 쓰는 청년들에게 재테크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는 시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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