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위기 속 '호프'…역대 최대 제작비, 더 중요해진 흥행 성패 [D:이슈]
입력 2026.06.23 14:00
수정 2026.06.23 14:01
메가박스중앙, 영화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 가능성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에 충무로가 긴장하고 있다.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와 멀티플렉스 메가박스를 보유한 메가박스중앙이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영화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단순히 극장 사업자 한 곳의 경영 문제가 아니라 투자·배급·상영을 아우르는 국내 영화산업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가 흔들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호프' 포스터ⓒ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중앙은 투자·배급사 플러스엠과 극장 체인 메가박스를 함께 보유하며 콘텐츠 투자부터 배급, 상영까지 영화 산업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개별 기업의 경영 위기를 넘어 한국영화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의 차기작 '호프'가 자연스럽게 화두의 중심에 섰다. 나홍진 감독이 연출한 '호프'는 약 7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 프로젝트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투자 위축과 제작 편수 감소로 대형 상업영화가 줄어든 상황에서 등장한 초대형 텐트폴인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도 크다.
영화는 예정대로 7월 15일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상업영화의 경우 개봉 전후 홍보·마케팅(P&A) 규모가 흥행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마케팅 집행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상황을 종합하면 '호프'는 중앙그룹 입장에서 더욱 놓칠 수 없는 프로젝트다. '호프'는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이후 해외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으며 역대 최고 수준의 해외 선판매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제작비의 절반 가량을 회수했다. 당초 700억원이라는 제작비 규모 때문에 흥행 부담이 크게 부각됐지만, 해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위험 부담 역시 상당 부분 줄어들었다.
이미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한 데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을 통해 작품성과 화제성까지 확보한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성공적인 개봉과 흥행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개별 기업의 경영 문제를 넘어 한국영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메가박스중앙은 투자·배급과 상영을 동시에 담당하는 핵심 사업자인 만큼 그 여파 역시 영화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국영화 시장은 장항준 감독의 '왕과 사는 남자'가 1690만 관객을 돌파하며 2년 만에 천만영화를 탄생시킨 데 이어, 연상호 감독의 '군체'까지 500만 관객을 넘기며 오랜만에 흥행작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중앙그룹의 사태가 '호프'의 흥행 성과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시장에 어렵게 형성된 회복 기대감 역시 흔들릴 수 있다. 특히 '호프'는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프로젝트인 만큼, 흥행 성패가 향후 대형 상업영화 투자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둘 경우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투자 심리가 다시 위축되고,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역시 지금보다 더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에 '호프'의 흥행 성적표는 한 편의 영화 성패를 넘어선 의미를 갖게 됐다. 중앙그룹의 위기 속에서도 '호프'가 예정대로 여름 시장에 출격할 예정인 가운데, 그 흥행 성적표가 갖는 의미는 어느 때보다 무거워졌다.
